실패해도 괜찮다는 말

멈추지 못했던 나에게

by 다소느림
1장. 첫 실수


스무 살.
나는 어른이 된다는 게,
‘내 돈은 내가 벌어 쓰는 일’이라고 믿었다.


늘 부모님 손만 벌리던 내가,
이젠 내 힘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여름방학이 되자나는 동네 투썸플레이스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엔 설레었다.
흰 셔츠에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일한다는 게 마치 영화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밤마다 남은 컵을 닦고,

유리창을 닦고,
손님이 빠진 자리를 정리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날도 평소처럼 쇼케이스 조명만 끄고 퇴근해야 했는데,
나는 그만 전원까지 꺼버리고 말았다.


“괜찮아요, 꺼도 돼요.”
매니저의 그 말에 안심하고 집에 갔지만,
다음날 매장은 난리가 났다.


케이크, 샌드위치, 음료—

냉장고가 꺼진 사이, 모든 게 상해버린 것이다.


내 월급은 38만 원.
손해는 그보다 많이 컸다.
온몸이 식어갔다.


그날 밤, 손에 남은 커피 냄새가
왠지 더 쓰게 느껴졌다.


그런데 점장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괜찮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하지.”
그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날 이후 나는 어떤 일이든
퇴근 전에 세 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도 마음속에 그 목소리가 남아 있다.


“괜찮다.”
어쩌면 그 말이, 내가 처음 배운 ‘어른의 말’이었다.


2장. 성실의 속도, 도망의 모양


군대에 가기전 나는 여행을 가고싶은 마음에

또다시 돈을 벌고싶어졌다.

이번에도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투썸을 그만둔 뒤,
이력서엔 “카페 경력 4개월”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걸로는 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터미널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지원했고합격문자를 받은뒤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냉동고 문을 열면 서늘한 공기가 얼굴을 스쳤고,
그때마다 ‘오늘도 시작이구나’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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