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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패커 에지 Jan 17. 2024

선택지 없는 국제학교 탐방기

다시 태어나고 싶다. 주재원 아들로

주재원을 생각한다면 힘든 점은 나중에 생각나고, 이런저런 장점들이 먼저 생각이 들텐데 자녀를 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점이 국제학교일 것이다.

국제학교라는 건 본국을 떠나서 타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자녀들이나, 현지 학교의 커리큘럼과 다른 교육과정이 필요한 학생들이 다니는 곳인데 대부분 영국식이든 미국식 교과과정을 따르건 간에 기본적으로는 영어를 쓰고 다국적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여러 문화를 다양하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녀의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보내고 싶은 환경인 것 같다. 다만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주재원의 혜택이 바로 여기서 플렉스. 회사에서 수업료와 기타 비용 전액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이 지원이 되기 때문에 좀 더 나은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국제학교를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태는 선택권이 많지 않은 곳이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해외 국적 인원들이 많이 본국으로 빠져나감으로써 문을 닫는 학교도 있고, 선생님 또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연태라는 곳이 바로 주변의 청도(칭다오)나 위해(웨이하이) 같은 비교적 큰 도시나 상해(상하이)나 북경(베이징) 같은 대도시가 아닌 만큼 원래 학교 선택지도 얼마 없는데 그 와중에 코로나로 인해 더 줄어든 상태.

그래도 다행이었다. 학교를 방문해 보니 한국에서 한 반에 40~50명 수준의 초등학교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과 시설에 더 볼 것도 없었다.

대부분 주재원 자녀가 많아서 이곳이 한국인들이 기반이구나 하는 생각만 제외하고서는 시설면에서는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만약에 중고등학교를 이런 곳을 다녔으면 그렇게 기를 쓰고 야자(야간자율학습)를 빠지려 하지도 않았을 것 같고, 두꺼운 시험 범위 책을 너무도 우아하고 세련되게 공부할 것 같고, 학교 졸업하는 게 너무너무 아쉬울 것 같지 않을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친구들하고 키득키득거리면서 실험도 하고 왠지 이성친구와 조금은 수줍고 유치하지만 대화를 하면서 교제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강당에 모여서 교장선생님의 말씀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오 매번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을 운동장에서 듣느라 피곤하고 지겹고 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요새는 교실에서 TV 모니터를 통해서 보기도 하던데, 학생수가 그리 많지 않고 학년별로 공지를 하거나 회의를 할 때 이런 강당에서 진행된다면 괜히 손들고 발언할 것 같다는…..

우리 애가 들으면 기겁을 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운동장은 함께 붙어있는 중국학교와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넓은 트랙에 종목별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실내 체육관과 함께 뛰어놀거나 흙먼지 날리면서 뛰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았다.

시설에 대해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니 역시나 긍정적인 와이프의 반응과 함께 아이들은 지금 다니는 학교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새로 다니게 될 학교의 기대감으로 바꾸는 데는 충분했다.


그래도 여전히 교육에 대한 부분은 한계가 있는 것이, 영어는 계속 쓰고 말해야 하는데 대도시의 국제학교만큼의 선생님 인력풀이나 외국학생풀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과 같은 회사를 비롯하여 비슷한 동종업계에 있는 주재원 사회의 자녀들이 많다 보니 여러 가지 갈등에 대해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들은 존재해서 현재도 간간이 잊을만하면 가쉽들이 들리곤 한다.


일을 위해서 온 주재원 생활의 시작이지만 가족들은 생활만을 위해 온만큼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줄 국제학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택의 폭은 주로 외국인을 배려한 중국학교가 있고 일반적인 국제학교, 그리고 한국학교 정도가 있는데 동기들의 선택을 보면 역시나 개인의 성향과 교육의 방향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 같았다.

중국어를 중요시 여긴다면 당연히 중국학교가 맞을 테고 한국만큼의 스트레스를 주는 게 부담스럽고 조금은 자유스럽게 여러 문화를 즐기면 좋겠다는 국제학교. 이 정도가 크게 갈리는 선택이었다. 처음의 선택 기준은 그 두 가지 정도이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해 보면 결국 아이의 성격이 어느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적응을 잘할까 하는 게 가장 많은 고려가 되어야 한다. 이건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 못한다의 의미가 아닌 적극적인 편인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아이들과의 사교성이나 사회성이 어떤지를 생각해서 부모 욕심에 예를 들면 ‘그 정도 스트레스는 이겨내야 해’라고 밀어붙이다가는 아이도 힘들고 관계가 다 얽혀 있는 주재원이 많은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도 짜증이 나는 상황이 발생이 될 수도 있으니 부디 신중하게 그리고 선택 후에는 늘 자주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


아무튼 본격적인 중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 우리 애들이 가게 될 학교 시설과 외양이 정말 내가 다니던 때와 비교는 불가하기도 하고 , 애들도 맘에 들어해서 전학으로 인해 친구와 이별, 새로운 학교에 대한 걱정으로 달래기 어려울 것 같았던 미션은 사진 몇 장으로 한 번에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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