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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생 Apr 28. 2024

은퇴한 지 벌써 2년, 되었습니다.

들어가는 말/돈을 공전하던 삶에서 벗어나기

   안녕하세요. 저의 첫 글쓰기는 2011년. 제가 결혼한 해에 시작되었습니다.  운명의 사람을 만났다 싶어 덜컥 결정한 결혼이어서 일까요. 실생활에서 우리 관계는 수시로 껄끄러웠습니다. 신혼 초에 사소한 갈등일 수 있겠지만 마흔넷의 늦은 만남이 그 진폭을 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음이 심하게 요동칠 때 함성연에서 진행하는 치유와 코칭 백일 쓰기에 참여하며 결혼 생활은 고독한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성장하고 그것을 지원해 주는 관계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그동안 잔 파동 속에서 살아온 듯합니다.

    

 그리고  2년 전  은퇴를 하며 마치 허공에 떠있는 듯한 마음으로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또 일상의 중심이 없어진 허전함이었을 테지요. 돌이켜보면,  글쓰기는 생존형인 셈입니다.


입시학원에서 국어단과반 강의를 시작으로 학원을 경영하기까지 33년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대한 고민과 수업에 집중했습니다.


 돌아서면 시험이었으니까요. 중간 기말고사. 학력평가모의고사와 수학능력시험 등, 매달 찾아오는 시험과 결과에서 오는 긴장으로 어깨는 움츠러들었고 짧은 호흡이 일상화되니 일하는 시간 외에는 누워있기 바빴습니다. 일 외에 다른 활동은 전혀 하지 못했지요.     


 더욱이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조기 은퇴하려고 하루 12시간 강의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여가 없이 매진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학원은 6개월만 버티면 1등급 만들어주더라는 입소문으로 광고 없이 학원을 운영할 수 있었고, 학생들 성적이 대체로 향상되는 분위기라 나름 효능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의 개별 학습 성향, 채워야 할 곳과 비워야 할 곳, 성적 향상을 위한 각 개인에 맞는 접근들을 직감적으로 알아본 듯합니다.   

  

그런데 일상에서의 '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좀 싱거웠습니다. 어수룩한 거 투성이었고, 그럴 때마다 문득 스치는 기억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요.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서 살아남은 나, 내 수업을 받겠다고 대기했던 학생들, 학원 앞에 진을 치고 있던 학부모들, 오가는 길 3시간을 감내하고 수강했던 학생들’ 등등 어느 정도 각색된 기억 말입니다.    

  

 지금은 문우들과 책을 통해 성찰하고 함께 나누며 온전히 ‘나’로 살아갈 꿈의 지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돈 공전하기 바빴던 일상을 이제는 ‘나’를 중심으로  ‘내’ 본연의 가치를 찾아 생의 에너지를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편지형식으로 나누고자 합니다.

현역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계실, 일터에서 은퇴를 앞둔 그대에게 이것으로 첫인사를 드립니다.


은퇴한 지 벌써, 2년 되었습니다 - K People Focus (케이피플포커스)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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