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마음
여자가,
크로스 가방을 기울인 채
낙엽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길 위에 서서,
가방 속 어둡고 작은 기억의 파편들을 꺼내어
갈잎 위에 펼쳐 놓는다
그 조각들을 조심스레 갈잎 연을 만들어, 하늘로 날리는 연습을 한다
잿빛 구름 속에 해는 숨었고
먼 어딘가에서는 번개 한 줄기가 잠시 하늘 길을 밝혀 주고 있다
어느 구름이 꽃으로 피어날지
어느 구름이 사자처럼 이빨을 드러낼지
어느 구름이 양 떼를 몰고 올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여자의 마음속 구름도,
제멋대로 모양을 바꾸며 다가온다
멍하니 떠오르다가
파도처럼 일렁이며
갑자기 찢겨 나가고
어떤 날은 순백의 백합으로 피어오르고
어떤 날은 폭풍의 씨앗을 품고 있다
여자가,
이전의 검색창을 스치듯 훑어보다가 모든 흔적을 지운다
그리고
"새로고침"으로
조용히 하루를 열어젖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