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이 없는 자유인에게 있어서 이 세계란
소속감이 없는 경계인간은 견문이 넓어진다.
20대 때의 제주도 배낭여행에서 끊임없이 나 자신을 몰아붙이던 불안에 대해서 생각했던 나는 그때의 여행이 나의 근원과 만나는 고요의 시기였다고 돌이켜본다.
어떤 질서 속에 익숙해져 온 나는 조금만 질서의 경계에서 이탈해도 큰일 날 것처럼 여겼다.
성장하면서 일정한 소속감을 갖는다는 것은 어려웠다. 그리고 그 틈의 간격마다 나는 소속감 없는 나 자신의 왜소한 모습과 마주쳤는데 일정한 사회적 틀을 잠시 잃어버린 그때를 불안의 시기로 회상한다.
나는 자유롭게 살기를 늘 희망했지만 스스로 어떤 사회적 의무감속에서 성장하면서 나 자신을 통제하고 사회에 맞게 길들였다. 시대가 바뀌고 개성 있는 사회가 되었지만 단지 표면의 것들이 자유스러웠을 뿐
완전한 개인적인 것이 소속감의 밖에서 펼쳐낼 수 있을 심리적 공간은 자유롭지 못한 채 외부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완전한 개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소속감이 필요한 곳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큰 결단이 필요한 것 같았다.
얼마 전 김창옥교수님의 강연을 tv로 보다가 어려운 성장환경 속에서 자신의 의무적인 역할을 지탱해 온 성인은 그때의 그 감정에 이미 익숙해져서 성인이 되어서도 그것이 편안한 감정이라고 착각하게 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억눌린 자신의 일면이 자신이 있어야 할 안전한 곳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과거에 스스로 길들여진 행동패턴은 일상생활 속에서 집착이나 부조화로 드러난다.
스스로 자유로운 개체가 될 수 있음에도 스스로가 그것을 방해하는 것만큼 슬픈 것이 또 있을까...
과거의 감정 속에 빠져들어가는 것이 도리어 자신에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이 사회에 속해 있는 나의 모습에 적용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평범한 일상의 틀에 벗어나면 불안한 심리를 느끼는 것은 지금까지 소속되어 온 마음의 자동적인 결과물인 것 같았다.
반면, 일관된 패턴으로 살아온 어떤 생활방식을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이 세계를 마주하는 눈을 갖는다는 것은 개인스스로에게 있어 영웅이 되어가는 일이다.
조금씩 나아가는 길은 과거에 해왔던 익숙해진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나의 이야기를 향해 선택을 해나가는 거였다. 그곳에 완전한 개인으로서의 삶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