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빛
시간은 벌써 삼월인데 흰 눈이 계절을 모르고 바람 줄기를 타고 세상을 덮고 있다.
차분한 실내의 시선과는 상반된 일기,
드디어 2. 25.부터 시작되었던 전시회가 어제부로 끝을 내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한 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꽉 채웠던 시간,
사랑의 마법에 걸린 마냥 행복이 빛나던 특별함의 연속,
나의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찾아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을 다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사실 초대개인전이라는 부담은 단체전에서의 온도와는 다른 게 사실이다. 작업할 때야 주관적인 마음으로 작업에 전념하는 몰입의 시간이지만, 막상 세상 밖으로 나간 작품은 내 것 아닌 내 것이 되어버린다. 그만큼 냉정한 시선 속으로 벌거벗은 속살을 드러낸 듯 심한 두려움도 동반된다.
'달빛 집을 짓다'
달빛 집을 짓은 작품, 나의 달항아리를 보러 오신 많은 관객을 만나 뵙고 하루하루 매일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다양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인사동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성이 아주 독창적으로 표출된 시간, 그 시간이 아직 여운이 남아 행복한 이유를 만들고 있다.
인사동 안국역 초입에 자리한 갤러리 재재
그곳은 마치 마법의 갤러리처럼 나의 눈엔 밝은 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갤러리 전등 스위치를 하나 둘 셋 켜며 그렇게 마법의 시간은 시작되었다.
전시를 하는 동안 나의 작품 설명과 더불어 관객들의 얘기로 이어지며 지금까진 몰랐던 다른 한 갈래의 길을 열어주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림을 관람하러 들어오는 건 쉽지 않다. 그만큼 그림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찾을 수 있는 곳이 갤러리다. 그러므로 전시장을 찾으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하고 싶었다.
일주일의 시간이 그렇게 무지갯빛의 찬란함처럼 영롱하게 행복으로 물들었다.
전시장을 찾아주신 분들과 매일 소통하며 생각지도 못한 관객 각자마다의 시선이 색다르게 표출되는 걸 보며 역시 그림은 나의 몫이지만 그 외는 보시는 분의 몫이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객의 시선 또한 그날의 일기처럼 색채, 형태까지도 그날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나 역시 그날의 일기를 그림으로 감정이 표현되기도 하기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든게 아닐까. 갤러리라는 공간 안에서 오롯이 관객과의 시간으로 일주일을 행복하게 즐긴 시간,
다행히 모든 분이 사랑해 주셔서 무엇보다 작업한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이 앞서는 시간이었으며, 여기 브런치로 인연을 이어가는 작가님께서도 뜻밖에 감사의 인사글을 남겨 주셔서 무척 감동스러운 순간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소통의 장이 되어버렸던 전시회, 꿈을 꾸듯 작품을 가지고 얘기가 오고 간 시간, 전시회 동안 상주하며 맞이한 다양한 관객과의 만남은 나를 한 층 성장시켰으며 전시회의 모티브가 되었던 달항아리의 복된 기운이 그대로 전달된 나날이었다.
전시회를 앞두고 다소 무겁고 두려웠던 마음을 전시 기간 상주하며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그런 생각을 떨쳐내며 오히려 관객을 기다리는 설렘을 안고 기다려졌던 시간으로 탈바꿈시켜 준 전시 시간, 달빛을 받은 행복의 물결이었다. 또한 한 주는 마법 속에서 꿈을 꾼 시간, 다양한 언어가 숨 쉬는 곳, 그 속에 밝은 빛을 품은 갤러리 재재, 난 그 빛을 따라 수없이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 빛은 행복이었고 어떤 가치로도 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제는 마법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와 또 다른 일정을 준비하며 오늘 하루가 행운이 가득하고 기쁨이 넘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