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품에서 플라톤(소크라테스)은 신에게 소원을 비는 행위가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말을 통해 ‘생각과 다른 실체’에 관해 이야기하고, 전체와 전체에 속하는 것을 통해 범주에 관해 이야기한다.
대화의 첫 시작은 소크라테스는 신에게 기도하러 가는 알키비아데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기도하러 가냐는 인사를 한다. 그때 알키비아데스의 표정은 심각하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는지 물어보았고, 이에 알키비아데스는
“누군가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경우에, 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소 선생님?”(p. 199) 이란 말로 운을 띄운다.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에게 그것은 우리가 같이 탐구해 봐야 될 것 같다며, 기도(비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그는 우리가 기도하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은 신들이 들어주고 어떤 것은 안 들어주지 않는 부분 있다고 했다. 알키비아데스 이에 대해 동의했다.
소크라테스는 그렇기에 우리는 신에게 기도를 하기 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은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기도했지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예시로 오이디푸스가 자식들이 자신의 유산을 칼로써 분배하게 해달라고 빌었고, 그 결과 자식들은 칼로 싸우기만 하고 오이디푸스를 봉양하지 않았다.1)2)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실재가 다를 수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예시처럼 자신의 팔자에 없는 고통을 겪는 이유는 “그들 자신이 자신의 사려”가 없었기 때문이다.(p. 211)
두 번째로는 전체와 전체에 속하는 것의 구분이다.
이 이야기를 한 까닭은 알키비아데스가 소크라테스에게 ‘미친 사람 = 무분별한 사람’. ‘건강한 사람 = 분별 있는 사람’이며, 그러므로 미친 사람과 분별 있는 사람은 상반된다고 주장한다. 허나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부분이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하며 한 가지 예시를 들어준다.
그는 알키비아데스에게 병든 사람에 대한 예시를 말한다.(139d~140e)
대화는 간단하다. 병든 사람은 장염, 폐렴, 암등 중 하나 혹은 다수를 가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병이(병 자체가) 있다고 말할 때 암, 폐렴 등이 이 병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암, 폐렴을 병 자체라고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폐렴은 다 병이지만, 병은 다 폐렴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흰색과 빨간색은 색깔에 속하고, 사과는 빨간색이다. 하지만 흰색과 빨간색에 색깔이 속하지 않으며, 사과가 빨간색에 속해있지 않는다. 즉 여기서 소크라테스(플라톤)는 범주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포함 관계가 다른 유와 종 사이의 혼동하는 오류점을 명확히 한다.3)
다시 말해, 미침의 여부(맥락상 건강상 문제로 보임)는 분별의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정말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사지 멀쩡한 사람(예시: 20대 운동선수)이 무분별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에 미침과 분별은 서로 다른 범주에 있고, 알키비아데스의 주장이 옳지 않게 된다.
그 뒤로는 무지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텍스트를 좀 더 읽어봐야 나름대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글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다.
참고사항 및 인용
* 본 글은 “플라톤. (2020). <알키비아데스 1·2>(김주일,정준영 역). 아카넷” 판 책을 기준으로 인용했으며, 본 책을 인용할 때는 쪽수만 표시하겠다.
1) ’칼로써 분배하게 해 달라고 무턱 빌었다‘는 구절을 오이디푸스의 이 전설을 다루고 있는 여러 비극 작품에는 나오지 않는다. (p. 234)
2) 다른 예시도 있다. 자식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자식을 갖게 됐지만 못된 자식으로 인해 자신들이 힘들어질 수도 있고, 장군의 자리를 갖게 기도해서 그 자리를 가졌지만, 정치 세력에 의해 장군직에서 쫒겨나거나 죽임 당하는 경우도 있다.
3) "너는 사람을 이 특정한 사람에 대해 서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뜻도 이 특정한 사람에 대해 서술될 테이다. 이 특정한 사람은 또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름과 뜻이 그 바탕이 되는 것에 대해 서술된다.
해당 부분 각주 : '소크라테느는 사람이다.', '소크라테스는 이성적인 동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2005. <범주들, 명제에 관하여>(김진성 역). 이제이북스.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