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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를 Feb 17. 2022

삶을 열정적이고 의욕 있게 사는 법

가치 있는 보상이 사람을 움직인다.

내가 살면서 열정적으로 살았던 시기, 혹은 높은 생산력을 발휘하며 의욕적으로 생활하던 시기는 상당히 드물다. 밤을 지새워가며 대학 과제를 수행한 적이 있는가 하면, '오버워치', '문명 5', 다른 여러 생존게임 등 너무 재밌는 나머지 해가 들 때까지 쉬지 않고 플레이했던 적도 있다. 난 어떻게 그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지를 항상 생각해봤었다. 그것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선 나의 무의식적인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었다는 점이었고, (게임의 경우에는 잘 짜여진 스토리나 더 강해질 수 있는 아이템 보상, 임무나 목표의 도전의식 등이 있겠다.) 나의 가치에 부합하는 보상이 있었으며. 그걸 수행하는 데 있어 난이도가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몰입을 하는 조건과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어떤 일에 열정을 발휘한다는 것이 곧 그 일에 몰입한다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치 있는 보상은 나를 열정적으로 만든다.


보상이라는 것은 여러 종류가 있다. 심적으로 얻는 성취감, 뿌듯함 등이 있는 반면에 노트북이나 골프채, 낚싯대 세트가 될 수 있고 1등급 한우 등이 특정 사물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물적 보상의 경우에는 모두 돈으로 구매가 가능하기에 우리는 큰돈이 보상으로 상정되면 대체로 열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쩌면 가치 있는 보상은 우리가 평소에 흥미를 느끼지 않던 일마저 흥미롭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난 바둑에 그리 큰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컴퓨터 게임에 비교해 시각적으로 단순하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나의 주변 사람도 마찬가지로 바둑에 흥미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제삼자가 나타나서 1주일 뒤에 나와 내 친구끼리 바둑을 두어서 이긴 사람에게 1억을 준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난 시합날이 되기 직전까지 어떻게 그 친구를 이길지 거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공부하고 연습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평소에 바둑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그 친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금전욕을 두고 부정적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돈은 엄연히 물건과 교환하는 수단이다. 그러니 내가 가지고픈 물건이 있다면 그걸 위해 추구하는 돈은 나름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어쩌면 특정 게임의 화폐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게임 화폐를 불리기 위해 과금을 하거나 그렇게 번 게임 화폐로 스스로가 원하던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하는 아이템을 구입한다. RPG 게임에 있어서 캐릭터를 강하게 하는 것은 강한 장비 아이템이다. 레벨의 경우에는 단지 그 장비를 착용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그 강한 장비 아이템은 게임 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다. 즉 강해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를 가더라도 큰돈을 준다고 하면 꽤나 열정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돈 이외의 다른 보상은 어떠할까? 돈 이외의 다른 물질적 보상은 결국 돈으로 교환이 가능하기에 보상 수준은 사실상 돈보다 못하다. 물질적 보상을 제외하면 남는 건 심리적 보상뿐이다. 이렇게만 보면 보상의 범주는 상당히 좁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우리는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하거나 자존감을 올려주는 일에 열정을 발휘한다. 난 글을 쓰면서 그리 조리 있게, 혹은 논리적으로 잘 썼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쓰고 난 뒤에도 그리 기분 좋은 느낌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활동보다 가치가 있고 미미한 성취감이라도 느끼기 때문에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뿐 아니라 나는 독서라는 것이 하루 일과의 필수 활동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여기고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겐 너무 당연하고 필수적인 활동이라 취미로 분류하기에도 애매할 정도이다.(그렇다고 읽은 책이 많은 건 아니다.) 결국 내가 하루를 보내며 당연하게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성취감을 주는 즐거운 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내가 독서를 하면서 느낀 감각이라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지식이라는 것에 큰 가치를 느끼고 있었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 비해 독서에 흥미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현대인은 대체로 책보다는 유튜브 같은 영상 매체로 지식을 습득하지만 내가 그것을 꺼리는 이유는 영상 매체의 경우에는 대중성을 위해 심화 정보가 생략되기도 하며, 주목도를 올리기 위해 정보를 과장하거나 왜곡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사사로운 원인들이 작용하여 난 끝내 독서에서 얻는 정보에 큰 가치를 느끼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의 내가 책을 읽는 이유며, 읽고 나서 성취감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 가치라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골치 아픈 문제다. 내가 당장 스스로에게 미적분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가치를 느끼라고 말해도 난 그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꼭 그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위에서 말한 바둑의 경우처럼 누군가가 미적분에 대해 공부하여 치른 시험에서 만점을 받으면 1억을 준다는 조건을 내건다면 적어도 나는 그 1억이라는 돈에 의해 미적분에 어떻게든 흥미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공부해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상인 돈이 사라진다면 미적분에 대한 흥미나 열정도 자동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내가 화가라고 했을 때, 비록 내 그림이 큰돈으로 보상되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거나 극찬을 받는다면 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열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스스로 여기거나,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가치 있는 보상이다. 스스로가 하는 일이 그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그 어떤 곳에도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다면 누가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하겠는가? 비슷하게 정말 자신이 하는 일이 아무런 주목도 영향도 주지 않으면서도 열정적으로 그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 있다. 당시의 시대에 주목받지 못한 흔히 시대를 앞서갔다고 평가받는 작가나 화가, 철학가들이 그러한 예시다. 그 사람들의 결과물은 자신의 생애에 그리 큰 주목이나 영향도 주지 못했으면서 어떻게 그리 많은 위대한 결과물을 남길 수 있었을까. 그들에게는 그것이 그만큼 가치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결과물이 언젠가는 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나로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니체의 경우에는 많은 철학서를 출간했음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얼마나 현명하고 영리한지,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지 설명하고 자신의 책을 읽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서까지 출판했다. 그는 철학자답게 물질적 보상이 아닌 심적 보상에 큰 가치를 느끼고 있었고 그것에 큰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이나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기대하고 그것에 대해 확신하는 자세는 그 일을 열정적으로 수행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열정과 의욕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에는 다르게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마감 기한을 설정한다던가, 혹은 난이도를 적절하게 설정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애초부터 자신이 흥미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에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금전적 보상, 심리적 보상, 그리고 그 보상에 대한 기대감의 경우는 우리를 그 어떠한 활동에도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 줄지도 모른다. 이러한 흥미나 관심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이것들이 일률이나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열정적이고 의욕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그러지 못하는 사람보다 더 빨리 일을 끝내고 결과물도 더 훌륭하다. 게다가 평소에는 싫어서 안 하거나 피하는 활동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평소에는 운동도 안 하는 사람들이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이 악물고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나의 경우에는 내가 나중에 만들게 될 여러 작품들이 나에게 큰돈을 안겨주거나 사회적으로, 시대적으로 큰 영향을 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지금은 그리 큰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해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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