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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은 Jun 21. 2022

4년만에 돌아온 <마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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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줄거리



 야유회로 향하는 버스 안의 분위기는 밝다. 잠시 후 버스는 알 수 없는 집단으로 인해 지옥으로 변하게 된다. 그곳에 있던 ‘미영’을 제외한 모두를 사고로 위장되어 살해당한다. ‘미영’이 눈을 뜨자 전편에서 나온 ‘닥터 백’,‘백 총괄’과 마주한다. 시간이 흘러.

 ‘구자윤’이 시설을 폭파한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토우’라는 집단이 시설 ‘아크’를 습격한다. ‘아크’에서 의문의 ‘소녀’가 홀로 탈출한다. 우연히 만난 ‘경희’와 함께 ‘경희’와 ‘대길’이 살고 있는 농장에서 함께 지낸다. 한편 ‘백총괄’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조현’을 불러 ‘소녀’를 찾는 임무를 맡긴다. 어느날 ‘소녀’는 농장을 빼앗으려는 ‘용두’에게서 ‘경희’와 ‘대길’을 지켜낸다. ‘소녀’에게 당한 ‘용두’일행은 ‘소녀’를 찾는 집단에게 ‘소녀’의 소재를 알리게 된다. 우연히 ‘소녀’의 위치를 알게된 ‘조현’. ‘조현’은 조심스레 ‘경희’에게 접촉하여 ‘소녀’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소녀’를 잡을 계획을 세운다. 그 날 밤 ‘경희’는 고민 끝에 소녀를 ‘조현’에게 넘기는 선택 대신 다른 문을 통해 탈출을 시켜준다. 이때 ‘소녀’를 노리는 다른 조직 ‘토우’와 ‘조현은 마주한다. ‘토우’는 조현팀보다 강했고 조현팀은 모두 당하게 된다. 이때 ‘경희’와 ‘대길’은 사망하게 되고 그것을 본 ‘소녀’는 각성하여 ‘토우’의 대장을 남기고 모두 처치한다. 이때 등장하는 ‘구자윤’. ‘구자윤’이 ‘토우’를 통해 동생인 ‘소녀’를 탈출 시킨것이었고, ‘소녀’가 자신의 동생인지 확인하기 위해 관찰하고 있었다. ‘구자윤’은 소녀를 데리고 자신들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떠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오랜만이네?


 마녀1이 개봉하고 4년만에 개봉한 속편이다. 마녀 시리즈는 3부작으로 제작될 계획이었고 마녀1도 괜찮은 흥행을 거뒀다. 왜 개봉이 늦었고 김다미의 재출연 소식에 팬들은 열광했을까?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철수하였기 때문이다. 워너브라더스는 한국에 진출하여 야심차게 여러 영화를 제작하였지만, 연이은 참패를 하였다.(이것에 대한 것은 추후에 이야기 해보겠다.) 그로 인해 마녀 속편은 불투명해 졌지만 NEW가 판권을 구매하여 마녀1의 감독 박훈정이  메가폰을 잡으며 제작하게 되었다. 1400:1 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신인 배우 신시아도 이슈가 되었다. 마녀2는 관객들을 영화관에 앉히기 충분한 ‘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시리즈물에서 매번 바뀌는 감독들로 인해 원작의 팬들은 우려하지만, 마녀 시리즈는 박훈정감독이 1에 이어 2까지 시나리오작업과 디렉팅을 하게 되어 더욱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했고, 주인공 김다미와 메인 빌런 조민수의 재출연으로 전작의 긴장감 또한 속편으로 가져갈 수 있기에 웬만큼만 한다면 흥행은 보증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기 전 제작이 늦어진 만큼 박훈정 감독이 성장하였을 거기에 더욱 좋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했다. 이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1에서의 문제점들이 2에서 피드백이 많이 되었다. 1에서 닥터 백이 마지막에 10분가량의 독백으로 모든 내막을 설명한다든가, 오글거리는 영어 등. 팬들에게서 질타를 받은 부분들이 많이 개선되었다.(거기에 김다미가 계란먹는 장면이 이슈가 되자, 신시아는 아예 먹방을 한다.)     

 


 설명충 닥터 백의 지루한 설명이라는 문제는 영화 내에서 아예 설명을 하지 않는 방법을 썼다. (줄거리 요약을 하면서 힘들었다. 지금 시점이 어느 부분인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누구랑 누구랑 같은편인지. 10년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이곳이 어딘지. 얘네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얘네랑 얘네는 왜 싸우는지 헷갈렸다.) 오글거리는 영어는 발음 좋은 배우, 외국인, 이것도 부족한지 아예 중국어로 바꿔서 영어이슈가 안 나오게 만들었다.      

 


 마녀2는 액션영화인데 관객들 평을 보면 지루했다 라는 평이 많다. 러닝타임은 2시간이 넘는 137분이다.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박훈정 감독은 촬영분이 아까웠는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소녀의 회상씬에서는 나오지도 않은 대길의 흡연 씬은 삽입되어 있다.)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초반의 지루함을 만회하기 위해서 박훈정 감독은 액션부분을 통으로 배속을 돌려버리는 선택을 한다. 토우와 조현팀이 싸울 때 보면 그냥 통으로 1.25배속 정도로 감아버린다. 그러기에 자동차가 그냥 빠르게 날아갈 때 주변 인물도 같이 빨라진다. 아니면 벽돌은 중력을 무시하며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고 총쏘는 소리도 빠르다. 기본적으로 인물과 배경의 속도차이를 두어 상대적 속도감을 만들어야 입체적으로 나타나는데 그런건 전혀 하지 않았다. 무지성 배속으로 인해 캐릭터들이 슈퍼 마리오가 뛰는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마블시대를 살고 있다. 10년이 넘게 마블영화를 보고 살고 있다. 그 정도 돈을 투자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 다른 영화를 예로 들겠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넷에서 시간의 역행부분을 CG 없이 실제 배우들이 뒤로 뛰는 것을 촬영했다. CG 없이도 우리에게 충분한 감동을 줄 수 있다.

 마녀2에서 배우들이 달리는 모습을 생각해 보자. 그냥 우리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을 배속으로 돌렸다. 배경은 가만히 있고 캐릭터만 빨라져야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나타나는데 화면 전체를 빠르게 돌리니 속도감은커녕 웃음만 나온다. 어떻게 하면 쉽게 좋은 액션을 보여줄 수있을까? 그들은 초인이기에 우리보다 빠르게 달린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와 같은 동작으로 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다. 그 정도 속도로 달리려면 지면과 닿는 땅은 어떻게 될 것 인가 혹은 더 강한 힘으로 달려야하기에 더 큰 움직임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테넷으로 돌아가보자. 그들은 역행으로 싸우는 액션 씬 뿐만 아니라 뒤로 걷는 훈련까지 받았다. 이런 부분은 CG 관계없는 부분이다. 감독이 조금만 더 성의를 보이면 액션을 더 디테일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 전 개봉한 범죄도시 2를 보자. 보면서 통쾌함과 시원시원한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CG를 사용했는가? 단순히 카메라 무빙과 조금의 효과를 사용했을 뿐이다. 심지어 2017년에 개봉한 범죄도시1에서 위성락과 마동석의 싸움에서 마동석의 펀치로 위성락이 벽에 부딪히는 잠깐의 씬을 보면 카메라가 조금, 정말 조금 흔들린다. 그럼으로써 타격감을 표현한다. 단지 할리우드가 돈을 많이 쓰기에 좋은 액션을 보여주는 것일까?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고급스러운 표현이다.


 “피곤하다.”라고 대사로 표현하는 것보다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여주면 관객들에게 피곤하구나 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알려 줄 수 있다.

 박훈정감독은 마녀1에서 설명이 길다 라는 평들을 듣고 상황 설명을 하지 않는 것과 모든 대사를 욕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종석이 백총괄과의 대면씬에서 아크가 붕괴된 것 (도대체 아크가 뭔지 모르겠다. 자꾸 지들만 아는 얘기해서 소외감을 준다.)에 대해 말할 때 “좆된거죠.”라고 한다. 관객들에게 한번에 상황을 이해시켜준다. 그 이후부터 용두의 부하들부터 경희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중국인들 조차 욕을 입에 달고 산다.(외국인이 욕 좀 그만하라는데 그게 내 마음이었다.) 그것이 점점 도를 지나쳐 중국인이 “니.”라고 한마디 하지만 자막에는 “너.”가 아닌 거친 표현으로 번역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욕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맞는 욕은 나쁜 대사가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도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혹은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있지않은가? 충분히 납득이 가는 욕을 우리가 용인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욕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15세 영화이다.          



 박훈정감독이 오랜기간 마녀의 세계관을 구축했을까?

     

 처음 3부작을 기획 했지만 마녀시리즈가 얼마나 계속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감독의 인터뷰를 보았다. 이 말은 어떤 이야기가 될지 정해진 것도 없고 그때그때 바꾸겠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국에도 마블과 같은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가 등장했다는 평은 공감하기 힘들다. 과연 박훈정 감독이 시리즈물의 기본인 세계관 구축과 디테일한 설정들을 했을까 의문이 든다. 1에서 최우식이 구자윤의 이름을 듣고 숫자로 불리우는 것보다는 이름이 낫다 라는 말을 하는데 2의 주인공은 넘버링은커녕 배역자체가 ‘소녀’이다. 이름이란 구자윤이라는 이름을 갖음으로서 시설과 독립된 개체가 된다는 중요한 매체이지만 2에서는 그 누구도 소녀에게 이름을 묻지 않는다.(이런거 빼고 길거리에서 여자애가 피투성이인데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거기다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도 궁금해 하지 않는게 정상인가?)      

 모든 시나리오에서 중요한 첫대사.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보면 첫 대사는 “당신은 누구십니까.”이다. 햄릿의 “죽는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모두가 알 것이다. 햄릿은 스스로에게 어떤 선택이 옳은지 되묻고 끝없는 선택을 한다. 첫 대사는 이 작품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하지만 마녀2의 첫장면을 보면 피곤해보이는 여자에게 친구는 잤냐? 좋았냐? 는 둥 쓸데없는 얘기를 한다. 이 영화의 방향성은 감독조차 모르는 듯 싶다.

 하물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어느날’ 이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설명하고,(버스 씬에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로 유추 가능하지만, 시설내부에서의 분위기는 현대시대 같다. 그럼으로서 정확하게 언제인지 알려주면 그 시대에 첨단과학을 만든 대단한 단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날’ 같은 식으로 표현하면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반감된다.) 구자윤이 시설을 폭파시키고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는지 조차 설명하지 않는다. 1에서 나온 최우식팀에서부터 상해팀, 조현팀까지의 벨런스 조차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마녀1에서의 액션과 마녀2의 액션이 이렇게까지 바뀌었을 것이다.

 액션영화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당연히 스케일은 커져야하는 것이 맞다. 우리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에서 구자윤과 최우식이 싸울때는 육탄전에 가깝지만 2에서 조현팀과 상해팀이 싸울때는 하늘을 날아다닌다. 매트릭스1에서 레오와 스미스 요원이 싸울때와 속편들에서 레오와 스미스 요원이 싸울 때를 비교해보면 액션의 스타일이 같지만 액션 스케일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존윅을 봐도 1에서부터 3까지의 액션 스타일은 같다. 시리즈물에서 갑작스럽게 액션 스타일을 바꾸면 안된다. 다른 영화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속편을 보러 극장에 가는 이유는 전편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녀의 캐릭터들은 매력적이다.

      

 특히 구자윤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다. 마녀1에서의 구자윤은 정말 순수하고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 교우관계도 좋고 심지어 친구의 아버지와도 잘 지낸다. 이런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은 마녀1에서 가족과 친구가 인질로 잡히자 순순히 시설로 따라가는 장면이다. 그곳에서 최우식과의 대사에서 보면 최우식은 구자윤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과거에 그들은 싸운적이 있었고 구자윤이 압도적으로 이겼을 것으로 보인다. 닥터 백, 최우식과의 대화를 보면 평소의 구자윤의 말투와 상반된다. 이것이 원래의 성격이고 밖에서 보인 성격은 연기라고 생각된다. 2에서 소녀가 경희, 대길의 시체를 앞에 두고 슬퍼하는 것을 보고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거기에 자신이 소녀를 찾으라고 보낸 토우에 의해 경희, 대길이 죽었음에도 자신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소녀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소녀도 공감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머리가 나쁘던가.) 단순히 어머니를 찾기 위해 소녀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공감능력이 없는데 어머니에 대한 모정은 존재할까?)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 일까?

    

 3부작으로 진행 된다면 어머니를 찾으러 가겠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자매의 동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벌어지는 사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박훈정 감독의 인터뷰처럼 시리즈가 3부에서 끝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대사에 나오는 10년 전 사건을 풀지 않을까 싶다. 지금 1, 2에서 서사가 너무 부족하다. 이 시설이 왜 존재하고 도대체 어떤 일을 하지는지, (어디서 수익이 발생하길래 런 실험을 할까?) 혹은 어머니는 어떤 능력을 가졌기에 실험을 당하게 되는지에 대해 한 두편정도 과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사실 이게 몸값이 오른 김다미, 이종석 등의 배우들을 쓰지 않고 마녀 시리즈를 제작할 최고의 방법이다.) 그래야 감독이 숨을 고르며 세계관을 구축 하고 앞으로의 시리즈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혹평 하는 내가 누구보다 마녀를 아끼는 걸지도?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박하는 주장들, 무조건 당신 말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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