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과 미국 집의 다른 그림 찾기
미국에서 처음 생활하는 한국인으로서 내가 경험하는 것들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기와도 같다. 영주권을 얻어 수십 년 생활하는 사람도 아니며, 한 달 전 한국에서의 생활과 미국에서의 생활을 비교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배경 지식도 부족하고 어차피 언어 장벽과 여러 문화적인 접근의 차이 때문에 모든 것을 경험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이곳은 동부가 아닌가. 미국은 어마어마하게 넓은 곳이었고, 서부 1년 살다가 동부로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같은 미국이라도 천지 차이라고 하니 나의 경험이 코끼리 전체를 파악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난 절대 코끼리의 전부를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다리, 아니 뺨 정도는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기록하려 한다.
내가 지내는 곳은 동부 코네티컷 주의 노스헤이븐이다. 이곳 코네티컷은 뉴헤이븐의 예일대학교가 가장 유명하다. 미국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가본 곳이기도 하고, 남편의 연수지이기도 하다. 뉴헤이븐은 다만 치안이 살기에 그다지 좋지 않고, 학군도 그리 좋지 않아 아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선호하는 거주지역은 아니다. 조금 떨어져 노스헤이븐이나, 햄든, 오렌지, 우드브리지, 밀포드, 페어필드 등이 선호 지역인데, 이곳 노스헤이븐 중에서도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햄든에 가까운 곳이다. 주거 단지마다 전통적으로 전해져 오는 족보가 있는 것인지, 이 아파트에는 유독 한국 사람 연수 온 사람들이 많이 머문다. 지금도 3집 정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파키스탄 사람이 그렇게 많다. 많은 비율이 의사라는 점도 신기한 점이다.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서로 추천해주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한다.
동부라고 해도, 동부의 모든 점을 대표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성정이 급한 편인 듯하다. 차도 얼마나 쌩쌩 달려대는지 옆에서 보고 있기도 무서울 지경. 미국의 끼어들기 체제는 무시무시한 것이,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경우를 우선 보자. 대한민국은 들어오는 차선이 생기면서 서서히 합쳐지는 구조라 병목이 생기고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은 바로 진입을 해버리는 곳이 많은데, 서서히 속도를 올리면서 끼어들면 낭패다. 스톱 사인 앞에 서 있다가 달려오는 차량과 같은 속도로 바로 진입을 해야 하므로, 부우우웅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부와악! 끼어들려는 차선에 차들이 거의 60마일(거의 100km/h)로 달리고 있다면, 비슷한 속도까지 한 방에 빡 올려서 진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게 정말 헬이다. 달리는 차량이 차가 진입한다고 해서 속도를 딱히 줄여주지도 않는다. 사고가 나려면 크게 날 것 같은데 별다른 사고 현장을 본 적 없는 것도 신기한 점이다. 서부에서 지내다 온 사람들은 서부 사람들은 운전도 대부분 느긋하다고 한다.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을뿐더러 운전이 미숙해도 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운전 스타일만 해도 이 지역 다르고 저 지역 다르거늘, 다른 문화도 얼마나 많은 차이를 보일는지, 아마 나는 평생 모를 수도 있다.
적응 기간이라는 통상적인 한 달 동안,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바로 집이다. 집에서 느끼는 한국과의 다른 점 찾기는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신발과 카펫 문화, 그리고 건식 화장실, 그리고 방마다 있는 walk-in closet, 쓰레기 처리 시스템 정도가 아닐까 한다. 하나씩 살펴보겠다.
1. 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