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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마트 가기

코네티컷 마트 위주로

by 뉴로그림

첫 한 달은 매일 마트 구경하는 것이 일상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코스트코도 미국에서는 어떤 식재료가 주로 들어오고 어떤 게 싸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집 주변에는 어디쯤 무슨 마트가 있으며 어떤 식재료와 물건들을 파는지 탐험하는 것이 일이었다. 1년 동안 살아갈 살림을 정리하고 시한부로 지낼 일 년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재고 정리와 물품의 양을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된다.


한 달 동안 둘러본 마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이용하는 주요 마트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이 브랜드를 마주하였을 때 뭐 하는 곳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몰라서 지나치기도 했지만, 이제는 어떤 물건이 필요할 땐 어디로 향해야 할지는 아는 정도로 발전했다. 집에서 가까운 순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기술해 보겠다.



1. 월마트(Wallmart)

저렴한 가격과 폭넓은 품목이 강점이다. 20년 전 미국 횡단 여행을 할 때만 해도 무슨 마트가 있는지 잘 모르고 무조건 싼 월마트만 다녔는데 이제 와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이 섞여 있고, 금전적인 제약이 있는 환경에서는 이곳이 딱이지 않았을까. 저렴하고 없는 게 없는 대신, 품질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디자인이나 품질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것저것 필요한 게 많고 금전적인 제약이 있을 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미국 내 가장 큰 마트 체인이라고 한다. 거의 모든 지역에 촘촘하게 있다. 온라인 배송과 픽업도 가능. 차 수리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전국 어디서든 AS가 가능하다.


2. 알디(ALDI)

독일계 할인 마트로 가격이 매우 싸다. 식재료만 주로 취급하며 매장이 작은 편. 품질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싸게 자주 먹는 것들을 이곳에서 사면 식비를 아낄 수 있다. 코스트코 한 번 가면 50만 원 훌쩍이지만 알디에서 우유, 계란, 로컬 식재료 등을 사면 5만 원 안에서 장보기가 가능하다. 매장이 작아 후다닥 장보기에 좋고 싸지만,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지는 못하다는 단점이 있음.


3. 온라인 아시안 마켓, 위(Wee)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인터넷으로 제일 먼저 가입했던 곳이 이곳이었다. 배송 팁이 들기는 하지만 선택 가능하며 (3,5,7불) 어지간한 아시안 식재료는 이곳에서 다 구할 수 있다. 삼각김밥 김, 김밥김, 무, 청경채, 통깨, 참기름, 김치, 쯔유, 월남쌈 등 이곳에서 주문하면 다음 날이나 다다음 날 문 앞 배송받아볼 수 있다. 직접 장 보러 가기 힘들고 한인 마트가 멀 경우에 자주 이용하면 아주 유용한 곳.


4. BJ's

회원가입이 필요. 2가지가 있는데 좀 더 비싼 회원제는 리워드도 되고 주유할 때 할인율이 더 높다. 우리는 주유 시 코스트코와 BJ 두 군데를 이용할 예정이라, 싼 회원제로 가입하였는데 주로 BJ만 이용할 것 같으면 리워드가 되는 것으로 가입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코스트코와 비슷하게 대용량 창고형 매장으로, 파는 품목도 유사한 편. 대량으로 고기를 구매하거나, 대량으로 뭔가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사기 좋다.


5. 코스트코(Costco)

일반(gold star), 이제큐티브(executive)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제큐티브가 8만 원인데 비해 미국에서 발급 시 120불이라 미국이 훨씬 비싸다. 하지만 한국 멤버십으로 하면 주유할 때 불편한 데다(카드 인식이 되지 않아 매번 직원을 호출하거나 선불카드를 미리 사서 써야 함), 리워드 2%가 미국에서는 되지 않아 새로 발급하였다. 한국에서는 현대카드만 결제가 되는데, 미국은 비자 계열 카드면 모두 결제 가능하다. 마스터카드 계열은 결제가 불가능함. 한 달 이내에 샀던 제품이 할인하는 경우, 해당 물품의 이름과 영수증 증빙이 가능하면 환불도 된다. 덕분에 마트 영수증을 모아두는 버릇이 생겼다. 미국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도 쉽게 잘해준다. 공병 모아뒀다가 갖다 주면 회수금도 준다.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을 것. 미국 코스트코에는 의외로 생선이 많아서 신기했다. 오리 고기가 거의 없고, 생각보다 비싸다. 한국에서 자주 사 먹은 연어회도 팔지 않고 스테이크 용만 파는데 가격이 더 비싸다. 소고기는 한국에 비해 싼 편이고,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종류는 많지 않다.


6. 트레이더조 (Trader Joe)

신기한 식재료나 독특한 것들이 많다. 가성비 좋은 자체 상품도 많음. 생각보다 코리안 푸드가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김밥, 잡채, 불고기 등을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도록 해서 나온다. 월남쌈이나 아시안 식재료도 제법 많이 구할 수 있다. 물건 진열이나 품질 관리 상태가 좋으며 신기하고 맛있는 제품이 많아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 코스트코나 BJ에서 대용량만 사다가 조금씩 필요한 식재료 사러 트조에 오면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고 신기한 게 많아 생각보다 지갑을 많이 열게 되어 지출이 생긴다. 이곳 추천템 관련해서 포스팅도 많고 에코백이 유명해 한국인들이 많이 사간다.


7. 홀푸드(Whole Foods)

유기농, 친환경 제품 위주의 고급 식재료 파는 곳. 가격대가 좀 높은 편이나 신기한 재료나 고급 식재료가 필요하다면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구경하러 가면 재밌고 눈호강하는 곳. 신선한 해산물 등도 취급한다.


8. 스톱앤샵(Stop and Shop)

타운마다 거의 있는데 생각보다 물품의 종류도 많고 가격은 월마트 등보다 비싸다. 생리대 같은 거나 바디용품 종류가 꽤 많았다. 식재료도 생각보다 잘 안 보이는 무나, 애호박 이런 것들을 살 수 있었고. 핸드워시 중에 거품형으로 된 아이 깨끗해 같은 걸 사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리필이랑 비슷한 제형의 물품을 발견해서 잘 쓰고 있다.

9. 홈디포(Home depot)

창고형 마트로, 화장실 용품이나 공구 등이 필요하면 가보면 좋다. 큰 박스나 이런 가전 공구 같은 거 필요하다면 이용해 볼 수 있는 곳.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장비가 많았다. 싱글하우스에 산다면 이곳의 물품이 특히 필요할 것 같은 느낌. 화장실 샤워도구 사러 딱 한 번 가봤다.


그 외에도 Target도 자주 보이는데, 아이들 소품이나 디자인 소품 등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미국의 다이소라 불리는 Dollar Tree는 모든 제품이 1달러로, 생활 잡화, 문구, 식품, 의약품 등 다양한 품목을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으나 품질은 좀 떨어진다. 비슷하게 5달러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학용품이나 장난감, 생활용품을 살 수 있는 Five Below도 십 대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매장 분위기도 재밌다고 하여 구경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TJ max나 Mashall 은 브랜드 제품 할인 마트 같은 곳으로, 아이들 옷이나 신발이 필요할 때 주로 간다. 허름하게 보이지만 잘 찾아보면 브랜드 제품의 옷을 꽤 할인 가격에 득템 할 수 있다.


각 주마다 자주 갈 수 있는 마트의 종류가 다를 수 있으니 그에 맞는 마트를 이용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노스헤이븐 지역에는 Weee에서 배송할 수 있는 물품의 종류도 다양하고 빠른 배송이 가능해서 한인마트가 멀지만 아시안 식재료를 사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소소한 식재료는 알디 같은 데서 사고 월에 두세 번 정도 코스트코나 비제이, 트조를 들르면 아이들 도시락이나 끼니는 적당히 해결할 수 있다. 과일 맛있는 곳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특히 이곳의 딸기는 정말 맛이 없어서 한국의 설향 딸기 등이 그립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무르익어 간다. 생활의 중심이 되는 마트의 물건을 구경하면서 이 나라의 주된 식재료나 물품 등에 익숙해지는 중이다. 이제 살림을 살고, 삶을 지속하며, 살림의 재고를 관리하며 알찬 1년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삼시 세끼에 지칠 무렵, 여행을 다니면서 또 새로운 경험을 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되겠지. 생각보다 많은 지출에 매번 놀라고 있지만 이 또한 나중에는 다 추억이리라 생각한다. 다음에는 미국에서 도시락 싸기 같은 것도 써보려 한다. 유튜브 등에서 가장 많이 검색해 보던 것이기도 하고, 아직도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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