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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별 Toni Nov 12. 2024

2차 퇴고를 시작하다

편집자의 소개글과 함께

  드디어 물이 빠진 절임 배추를 양념과 버무렸다. 나를 남겨 놓고 사라졌던 남편이 한 시간 후 집으로 돌아왔다. 소고기 뭇국과 금방 담은 김치로 저녁상을 차렸다. 공작새가 식탁 옆에 서서 우리를 가만히 쳐다봤다. '사랑하라, 헌신하라, 성실하라, 성장하라.' 조용히 눈으로 말을 건네 왔다. 남편은 공작이 옆에 있는 줄도 모른 채 아삭한 김치 한 점을 입에 넣으며 만족해했다. '김치 정말 맛있어! 고마워!'라고 말하는 남편이 오늘따라 좀 멋있어 보였다. 남편에게 한눈을 판 사이 공작새가 사라졌다. 식탁 옆 바닥에 깃털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오늘부터 2차 퇴고를 시작했다. 2주간 묵혔던 글을 다시 꺼냈다. 쉬는 동안 마음가짐이 말랑해졌는지, 다시 글을 읽고 고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러나 막상 작업을 시작하니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눈이 아픈 것 빼고는 괜찮았다. 꼬였던 문장들이 매끄럽게 다듬어지는 듯했다. 이번 주 안에 2차 퇴고가 끝나도록 최선을 서둘러야겠다.


나의 편집자께서 책에 실릴 소개글(혹은 감상평)을 써서 보내주셨다. 글이 정말 예뻐서 감동했다. 그랬기 때문에 퇴고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있다. 기운이 빠지려던 찰나에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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