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는 간략한 내용 소개를 시작으로, 그에 대한 제 주관적인 견해로 이루어진 독서 감상평으로 구분되어 작성되어 있습니다.
흔히들 사용자 경험이라고 이야기하는 UX(User eXperience)에 대하여 1)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대한민국에서의 UX 태동과 변화, 2)대한민국 UX의 문제점, 3)UX의 정의와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라는 다소 흔히 접할 수 없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UX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UI/UX 분야에 처음 뛰어들어 학습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의문이 들었던 것들이 있다.
첫째,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기획/디자인/개발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텐데, 왜 UX라고 하는 것이 디자인의 영역으로 포함되어 있는가?
둘째, 개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UX 방법론(ex. Affinity Diagram, Persona 등)이라고 하는 것들을 내가 이미 생각해놓은 결과(혹은 방향성)에 맞춰서 방법론을 보여주기식으로 쓰고 있는건 아닌가?
셋째, UI/UX와 관련된 직업군들의 업무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누어지는 것인가? (ex. Product Designer / UX Designer / PM / 상품기획 등)
위와 같은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논쟁적 ux'라는 책을 읽으면서 '1+1=2'처럼 확답은 내릴 수 없지만 π=3.141592.... 처럼 근사치까지는 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영역이든 '용어'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용어 정의'가 정확하게 수립되어야 내가 바라보든, 친구가 바라보든, 동료가 바라보든 동일하게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UX'라는 용어에 대해서 모두 같이 바라볼 수 있다고 확답할 수 있을까?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림이 있다. 케첩 뚜껑을 아래로 둘 수 있게 한 제품이라던지,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니라 없던 길을 만들어서 가는 사용자라던지 하는 그림들. 그 그림들을 보면서 한 문장으로 딱 모두가 입맞춰 말할 수 있는 정의란 없다고 생각한다.
'UX'에 대하여 닐슨 노만 그룹에서 정의해 둔 문장이 있다.
"User experience" encompasses all aspects of the end-user's interaction with the company, its services, and its products.
(의역)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총체적인 경험을 뜻한다.
서비스든 제품이든 어떤 거래의 대상인건지,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인지로 구분될 뿐이지 결국 동일한 속성이라고 생각한다. 또 정의 중에 '직/간접적으로 상호 작용'이라는 문구는 결국 상호 작용은 직접 또는 간접으로 밖에 할 수 없다. 결국 모든 상호 작용이라는 말과 같다. 그래서 '정의'를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모든 경험을 하는 사용자의 모든 경험
정의라는 상기 문장을 보고 정확하게 'UX'라는 단어에 대해 용어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난 없다고 본다. 힘은 힘이다. 자동차는 자동차다.라고 하는 것과 동일한데 해당 정의 문장에서 얻어갈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으면서 UX의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정의해보았다. 하기는 내가 내린 정의이다.
UX(사용자 경험)이란, 사용자가 서비스나 제품을 체험하면서 심미성, 감수성, 편의성, 기술성 간의 조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집약적인 경험
그래서 UX 디자인이란, 회화적인 미술을 뜻하는 게 아니고 설계라는 정의의 디자인으로 고려되는 것 같다. 결국 심미성, 감수성, 편의성, 기술성에 대해서 디자인(설계)를 한다는 것은 결국 각 요소 별 핵심 포인트들을 Define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UX 디자이너라고 불리우지만 기획도 알야야 하고, UI 작업도 알야야하고, 개발도 알아야 하고, 결국 서비스가 시장에 나와서 사용자들에게 평가받기 까지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야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비단 UX 디자이너에 한정되어 말할 수 없다. 기획자도, UI 디자이너도, 개발자도 모두 UX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해당 분야 별로 어떤 영역에 자신이 더 강점이 있는가?에 따라서 수행 테스크가 분류되는 것이지, 테스크 중에는 모두가 UX 설계자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UX 전문가를 건축가에 비유하였다. 건축가와 건축공학가의 차이점을 설명하였는데, 건축공학과는 공학적인 측면에서의 전문가이지만, 건축가는 해당 내용을 포함해서 심미적인 측면, 기술적인 측면, 조광 측면 등 전반적인 모든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설명하였다.
이를 UX로 가져와서 대입해 봤을 때, UX 전문가는 결국 건축에서의 건축가와 동일한 포지션이라고 생각된다. 기획도 알아야 하고, 디자인도 알아야 하고, 개발까지 알아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심리학까지 알아야 하는 것을 통해 전반적으로 관련된 모든 것에 통달해야 하는 제너럴리스트인 것이다.
최근 어쩌다어른이라는 프로그램 영상 중에 상기 책과 관련하여 감명깊게 본 내용이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숫자와 스펙을 강요할 때, 애플의 광고는 다음과 같이 나왔었다.
잡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으로, 전화를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으로, 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만지는 것을 가능하게 해줄게 (ipad 2 광고 중)
SEE / WATCH / LISTEN / TOUCH 라는 실제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행동에 대해서에 몰두한 광고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현재 애플 제품의 충성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왜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숫자와 스펙, 기술력(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이라고 하는 것들은 지금 최고인 것들이 1년 뒤에는 완전 구식이 된다. 그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기술 성장 앞에서 더 영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브랜드 가치'이다.
그 '브랜드 가치'라고 하는 것은 숫자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 가치'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 문화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때 진짜 힘이 나온다. 이미 그 가치들을 놓쳐놓고서 지금와서 다시 잡으려고 할 때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안다. 무작정 편리한 것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