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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Dec 04. 2023

취향의 단어

기호와 즐거움

어떤 어휘를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대상들이 있다.

애착이 깔린 취향의 단어들.

이 애착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오롯한 취향의 대상은 별다른 조리 없이도 입에 붙는 순간 감칠맛이 돈다.

단순히 보고, 들어도 좋다.


만나면 입 안 가득 풍미가 작동하고, 감각적으로도 다정한 향수를 풍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기호라 나의 즐거움에 도움이 된다.
예로 그런 것들이다.


크리스마스보다는 '성탄절'이, 영화관보다는 '극장'이, 치킨보다는 '통닭'이, 붕어빵보다는 '풀빵'이, 소보루빵보다는 '곰보빵'이, 팥빵보단 '앙꼬빵'이, 연시보다는 '홍시'가, 설렁탕보다는 '곰국'이, 계란보다는 '달걀'이, 오뎅보다는 '어묵'이, 라면을 끓여 먹는단 표현보단 '삶아 먹는다'는 말이, 삶은 달걀보단 '찐 달걀'이, 문구점보다는 '문방구'가, 마트보단 '슈퍼'가 그늘보단 ‘응달’이 더 끌리는 이렇다 할 기준 없는 존재들이 존재한다.


단순히 맛있다는 표현 이상으로 애정이 가미된 존재들.

그렇다고 복잡할 연유도 없는 따뜻하고 단순한 논리의 존재들이 살고 있다.


In other words,

올 '성탄절'에는 눈이 내리면 좋겠다.

'극장'에서 한 편의 따뜻한 겨울 영화를 만나고, 갓 나온 '풀빵'과 길거리 '어묵'을 입 안 가득 따끈히 물고 싶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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