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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Jun 11. 2024

하루중 점심 시간이 제일 힘들다면

밥먹으러 가는 일이 가장 힘들어요

내가 할 수 없는 일, 하기힘든 일 중 하나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이다.

급식실에 밥먹으러 가면 수많은 학생들을 만난다. 빨리는 못걸어도 그나마 혼자 천천히는 갈 수 있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근육이 굳어 꼼짝을 못한다. 다른이들이 나를 쳐다본다는 심리적인 영향도 클테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신경이 더더욱 마비되어 버린다.

지금의 직장에 처음 와서 새학년이 시작된 날 급식지도 당번이었다. 급식지도란 학생들이 점심급식을 원활히 먹을 수 있도록 급식순서 질서 지도를 하는 것이다. 4교시가 없어 새학년 첫날 급식지도에 당첨되었나 보다. 4교시에  미리 점심을 먹고 서둘러 양치를 하고 급식실 문앞에 대기했다. 4교시 종료, 점심시간 시작종이 울리자 잠시후 아이들이 뛰어오기 시작했다. 줄을 세워 순서대로 들여보냈다.

12:30 에 시작된 급식지도는 마지막 학생들이 들어간 13:10 에 마쳤다. 새학년 첫날 급식지도를 하고난 소감은

'나 여기서는 점심시간에 급식 못 먹겠구나.저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혹시나 부딪히면 나는 작게는 주저앉거나 크게는 낙상이겠구나.'

그리하여  점심 급식을 먹지 않았다.

점심을 간단히 싸와서 교무실에서 먹었다.

점심을 못 싸올때는 간단히 간식을 먹었다. 급식지도 당번은 금방 돌아온다.

점심 먹으러 가는 일이, 밥먹으로 오는 아이들을 순서대로 들여보내는 일이 나에게는 힘든 일이다. 넘어지지 않으려 계속 긴장하고 있다. 못하는 일도 계속하면 익숙해질까?

내가 못하는 1000가지 일 중 하나가 할 수 있는 9000가지중에 들어가기를 바래어본다.

일단 먹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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