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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onheart Feb 17. 2022

실리콘밸리 창업에 뛰어들고 100번의 피칭을 하다

What is your ask?

2017년 말 무작정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창업을 한 지 어언 4년이 넘었다.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하기 위해 100번이 넘는 피칭을 했다. 피칭이란 실리콘밸리에서의 자기소개와 같은데, 내가 이 사업에 얼마나 적합한 사람이고, 이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투자자들 앞에서 설득하는 것이다. 100번이 넘는 피칭을 하다 보니 이제는 자다가 누가 쿡 찔러도 3분 안에 줄줄 쏟아낼 수 있는 경지에 올랐지만, 초기에는 매순간이 고비이고 나와의 싸움이었다. 긴장을 한 나머지 투자자의 질문에 다소 아쉬운 대답을 한 날에는 밤에 이불킥을 하며 괴로워했고, 주차장에서 홀로 앉아 멍하니 달을 보고 있기도 했다. 


사실 이 분야에 있는 창업가들과 비교하면 100번의 피칭은 많은 횟수가 아니다. 초기 투자유치가 안돼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하고 펠로톤 (Peloton), 캔바 (Canva) 등 유니콘을 만든 창업자들의 사례를 보면 몇 백 번 정도야 기본이니까 말이다. 한 스타트업의 멘토는 내게 ‘피칭은 영화 트레일러 같은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영화 트레일러가 결국 사람들이 영화를 보도록 유도하는 장치인 것처럼, 피칭 역시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투자자가 궁금증을 갖고 후속 미팅을 잡도록 유도하는 장치라는 뜻이다. 따라서 피칭을 할 때에는 우리가 뛰어 들려는 시장이 크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하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어필해야 한다. 특히 Product-market fit 을 잘 어필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피칭에 있어서 나를 포함한 한국 팀이 유독 취약한 부분이 있었다.  


“What is your ask?”
“원하는게 무엇입니까?"


100번의 피칭 중 대부분의 피칭은 Ask에 대한 물음으로 마쳤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 ask는 funding (자금)일 수도 있고, 좋은 팀원을 찾기 위한 네트워크일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 팀은 유독 이 부분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대답하기를 어려워한다. 이 부분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채택될 수 없고, 실행 능력까지도 의심받을 수 있다. 거절을 당하더라도 ask for what you want! 그게 바로 실리콘밸리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 행사와 피치 대회(pitch competition)가 늘 시끌벅적하게 열리는 다이나믹한 곳이다. 투자자를 찾는 창업자, 운명 같은 팀원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는 CEO, 본업(day job)을 마치고 창업으로 빠지려는 직장인, 다음 유니콘을 발굴하려는 VC, 실리콘밸리에서 꿈을 펼쳐보려는 패기는 넘치지만 영어가 서툰 외국인 창업자, 그리고 어리숙한 창업자를 대상으로 장사하려는 이들까지 - 성공이 간절한 온갖 전세계 사람들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곳이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4년 동안 단 하루도 편안하게 휴가를 즐겨본 적이 없었고 스스로의 comfort zone을 벗어나 한계를 허무는 훈련을 매일 같이 해야 했다. 하지만 쑥과 마늘을 씹으며 긴 터널을 걷고 있는 듯한 이 여정이 할만한 건 그 과정에서 만난 특별한 사람들과 성장하는 회사, 그리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되는 보람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회사를 일구며 맞닥뜨린 이 경험들이 앞으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창업을 할 때 꼭 필요한 비즈니스 영어 표현들을 익혀 당신의 Ask를 세상에 당당하게 소리치고 원하는 Ask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2등을 거머쥔 AWS EdStart Pitch Day 영상  (2019.05.24 / 팔로알토 아마존 AWS 건물에서)

이 때 상으로 받은 아마존 서버 크레딧으로 1년간 초럭셔리한 스펙으로 서버를 구성했었다. 땡큐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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