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잉크는 모아놓는 것만으로도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건지 늘 신기하다. 영롱한 색깔이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내가 요즘 빠져있는 잉크는 세일러 만요 요모기 색상이다. 진한 파랑과 청록색 사이 어딘가쯤 있는 색깔인데 노트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면 윤슬이 가득한 바다색 같기도 하고.
잉크 주입을 하고 만년필로 글씨를 쓰다 창밖을 보면 기분이 묘하다. '자연의 색은 정말 아름답구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언젠가 내가 눈으로 본 자연의 색을 묘사하면 그에 맞는 잉크를 조색해 주고 근사한 이름까지 지어주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