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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Jun 16. 2023

강대리는 쓰레기이다.

그저 그런 사회생활 철학을 맛보며

난 내 일을 좋아한다. 그리고 상사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게 된 이 시점 이 글을 끄집어낸다.


내 일이라 하면 내근직 밑바닥 인턴 생활부터 시작하여 사무실 청소는 기본이오 대표 시다바리 비서 역할을 하며 커피를 타주는 그 호화로운 사무일 라이프였다. 1년을 거듭하니 강대리님이 나를 이끌고 B2B영업을 데리고 다니기 시작하셨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프린트기에서 막 뽑은 따끈따끈한 30페이지 내외 기획서와 21인치 LG그램 노트북이 전부였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일산에서 저 멀리 안국역과 코엑스까지 다녀올 때가 많았으며 심지어 심하면 영종도 마시란 해안가 카페에서 영업을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2년차가 되니 어느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불과 작년에 보았던 강대리(형님)의 이맛살과 새치는 점차 더 짙어지고 백태처럼 변모했다. 그리고 난 어느새 직급을 앞둔 주임처럼 몸을 베베 꼬아 아증과 갖가지 사회적 생존 전략을 몸소 표현하였다.


그 과정에서 내근직 신입이 추노하였던 사건이 있었다. 물론 성수기 시즌인 만큼 일이 과다하였다는 점은 나로서 인정한다. 물론 내 직속 후임이 아니었다만 그녀의 맞상사는 그녀를 나무라고 쓸데없는 년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평소에 화가 많았던 강대리였지만 유독 심했다. 그리고 난 스스로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고 자극시켰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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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리는 4년 전 와이프와 성남 일대 아파트 단지에 거주했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 하나만으로 집값이 폭망함과 동시에 그 인근에 있던 상인들의 시위가 점차 거세졌다. 동시에 그 이슈가 스멀스멀 사회로 대두되자 그는 가지고 있던 투자금을 몰빵하여 나락으로 가버렸다. 자식은 없는 딩크족이오 허나 와이프와 이혼 사유가 갖가지 난무했기에 객관적인 상황만 보면 강대리 잘못이 80프로 맞다고 판단했다. 그 와이프는 바람나서 불륜을 저질렀다. 그게 지난 1년 전 이야기였다. 최근 5월에 안국역에서 그와 술자리를 하면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해왔다. 술이 나를 마시는 듯 아니면 그 고베가 정말 쓰디쓴 사약인지 모를 정도라.. 나도 모르게 그의 일적 하소연과 현실 충동 그 괴리감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 이후로 나만의 상사 스테레오타입은 꽤 벗어던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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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이혼 이슈가 이 강대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일대에 강타했다. 사적인 익명 한 커플의 데이트 폭력이 곧 이혼의 결과물로 전락할지 그 누가 알았으랴. 결국 현재 법정 소송에 있는 이 대리는 내가 볼 땐 인강 말종이 분명하다. 사람은 못 고친다. 아무리 그래도 법에 위촉되는 행동, 특히 폭력은 더 그러하다.


이게 쌍팔년도 시대도 아니고 그래놓고 내 감정까지 가스라이팅하여 온전히 회사를 아먹을 일을 자초했다. 본인은 그년을 죽이고 자살하러 청계천에 간다고 한다. 그래 니 알아서 해라.


어제 강대리가 퇴사했다.

사람은 못 고치는데.

그럼 나도 못 고치잖아.

남들이 볼 때 내가 그동안 쏟아부었던 사회적 표현이 허울과 가식에 걸맞은 그동안 회식비로 치부한다면 난 오백만 원이 넘을 것이다.


강대리는 그 뜨거운 눈물과 절망에 사로 잡혀야 한다. 교도소에 가서 부디 쓰디쓴 찬밥 신세를 맞이하며 본인의 잘잘못을 인정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그리고 몇가지 느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자율권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해도 환경에서 커버하지 못하면 인생 침체기의 연속선이 된다. 내가 그러했다. 난 환경을 탓한다. 그리고 그게 실제로 그 잘못임이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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