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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Jun 26. 2023

부모님과 문화지체현상

바보상자 앞에 굴복한 엄마, 아빠

유튜브를 빠르게 키고 회사 업무로 인한 정신적 피폐감을 쇼츠로 달랜다. 인생은 재미있게 돌아가니 어떤 내용이든지 도파민 해소로 내 욕구를 더욱 해소시킨다. 반대로 아드레날린 상승으로 인해 모든 게 더 자극적인 심리로 하나 둘 파헤치기 시작했다.


세상 살다 보니 편하다. 그저 저 멀리 있는 해외 관광지와 사람들을 클릭 한 번으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더더욱 침대 위 스마트폰 거치대는 나의 일용한 양식 중 하나이다. 이제 없어질 수 없는 불가결한 존재임은 극명하다.


때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한 게 큰 화근이었다. 사람이 편함에 익숙해지면 더 편해지고 싶은 법이다. 인간의 욕망이었을까. 그렇게 부모님은 서서히 소파 위로 뭉개져 들어갔다. 나오질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엄마의 등과 아빠의 침묵 그 사이 어딘가 나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지.


내가 유튜브와 SNS에 취향대로 맛보았으면 그걸로 대를 끊고 싶었다.

불과 3달 전 스트레스 해소를 온라인 중점으로 해결하니 육체적으로 근력이 빠진 상태였다. 


치열하게 잠과 싸워야 했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난 집돌이가 되었다.

점차 사회와 단절되어 갔다. 모든 정보는 이 스마트폰 안에 다 있으니까.

편하니 육체를 쓸 필요가 없다.


내 건강한 근력과 뇌의 부드러움은 서로 상충하였고 그렇게 엇나갔다.

정신을 받고 육체를 드렸다.


몸이 편해지니 정신이 극도로 힘들었다. 그 선택에서 부모님께 노후 생활 보장하라고 전달했던 넷플릭스 그 하나가 오히려 역효과를 만든 셈이었다. 그대로 이어갔다. 자식의 편함을 부모님께 전달했다.


사회는 그저 돈벌이 용도요. 어차피 내근직 하면 모든 게 모니터로 보는 세상이로다.

운동은 유산소와 따릉이가 전부였던 나 또한 침대에 서서히 스며 들어갔다.


부모님이 나를 닮아가고 있다.


엄마는 오피스 로맨스를 중점으로 세상과 단절하려 한다. 그러면서 자식의 걱정은 앞장세우신다. 안정적인 직업관과 선남선녀 주인공들을 보며 나한테 하는 관점이더라.


아빠는 자극적이고 스트레스 해소용 격투를 중점으로 세상을 거세게 비판한다. 모든 게 결국 법이라는 틀이 문제라며 저출산과 인구절벽, 그리고 경제적 빈부격차를 넷플릭스용 가상공간에서 해결하시는 관점이다. 나에게는 그런 사회에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되풀이하신다.


이제 내 차례로 넘어간다.


무덤덤하다. 가끔 주말 집에 와서 그들의 일과를 모니터링한다.

아침 : 잠

점심 : 넷플릭스 + 점심밥

오후 : 넷플릭스 + 뉴스

저녁 : 뉴스 + 예능프로그램

새벽 1시까지 : 예능프로그램


무한궤도의 연속선.


386세대가 위험하다.

경제적 풍요로움과 운동권 사이 그 간극 어딘가 탄생한 비밀결사 자경단 같은 그들 세대.

그 아래 태어난 1990년대 자식들이 그대로 배우고 이제 그들에게 보복할 차례였다.


그래, 그게 선진 기술의 앞장.

스마트폰과 넷플릭스. 그리고 LG가 만든 최첨단 비법 고화질 HD 티비였지.


현 청년 취업난과 인구절벽이 위험하다고 뉴스에서 그렇게 외쳐도 정녕 이상적인 생각만 품고 넷플릭스만 보시는 그들을 보며 드디어 밀레니엄 세대가 한 건 했구나 자화자찬해도 그 이면성에는 노후 복지의 결핍을 따진다. 


엄마 아빠는 부럽다. 어릴 적 경제적 편리함이 서서히 드러날 때, 우리 자식이 태어났으니 말이야.

Z세대가 불쌍한 M세대의 내 이야기는 그들 귀에 들리지 않는다.


그저 넷플릭스를 보며 미래가 어찌 돌아갈지 드라마에만 편중되어 그들만의 취미 생활 라이프를 고착화한다.


선진 기술이 부모님을 망쳤다.


우리 부모님뿐만 아니라 모든 386세대를 망쳤다.


그들을 향한 우리 세대의 복수가 서서히 시작된다.


문화지체현상.


맛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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