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반이 된다.
요즘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 저번 주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많이 아팠다. 티 내지 않고 일상생활을 해보려고 했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 행복한 결혼과 신혼생활을 쓴다는 게 쉽지 않았다.
힘든 몸을 이끌고 노트북 앞에 앉을 때면 시야가 흐려졌고,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파서 글 쓰는 게 고통스러웠다. 분명 건강했는데.... 사고 이후 문제가 있다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 나로 인해서 주변에서 걱정하는 모습에도 힘들었고, 회사를 나가지 못하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
게다가 몸도 마음도 힘든 상황에 사고 확인차 여기저기 연락이 오면서 더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보호자인 남편이 대신 모든 일 처리를 해주기 시작하면서 병원 검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온 남편을 보고는 긴장이 풀려 눈물이 핑 돌았다. 남편보다 부모님이 먼저 오셨는데 걱정하실까 봐 괜찮은 척을 하고 있었다. 일단 놀랬을 부모님부터 안정시키고 집으로 들어가시라고 했고, 그 뒤로는 남편과 모든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 때 부모님도 정말 정말 사랑하지만 남편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해서 나도 가정이 생겼다.
만약 혼자였다면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괜찮은 척을 하고 문제도 스스로 처리했을 것 같다. 부모님께 살짝 도움을 구했을 테지만 남편에게 의지 한 것 처럼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결혼 후 첫 시련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시련을 겪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모든 일은 함께 감당하고 나눈다는 것이다. 어쩌면 당사자인 나보다 배우자가 더 고통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고처리 및 차 수리도 신경 써야 하고, 아픈 나와 걱정했을 양가 부모님도 챙겨야 하고, 며칠째 가보지 못한 집도 정리해야 하는 등 처리하지 못한 일을 혼자 동분서주하며 챙기느라 더 고생일지도 모른다.
이번 계기로 부부는 기쁨도 시련도 함께 나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기쁨은 두배가 되고, 시련은 반이 된다는 거다.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 늘 행복한 순간을 보내왔던 우리 부부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함께하니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부부의 힘인 걸까? 불안해할 때, 안심시키고 모든 상황을 처리해준 남편에게 정말 정말 고맙다. 내 옆에 보호해줄 누군가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 되었고, 이렇게 겪었던 과정들이 좀 더 성숙하게 만들어줄거다. 결혼 후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시련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겠다. 안 좋은 일은 없어야겠지만 남편을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고 건강해야지. 기쁜 일은 두배로, 고통은 반으로 나누는 우리. 어떤 상황이든 지혜롭게 협력해서 나아가는 부부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