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팀의 조직 구조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BM(혹은 BCM) 체제이냐 아니면 직능제이냐. 전자가 Brand Communication Manager로 브랜드별로 담당자가 지정되어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ATL 광고 담당자, SNS 채널 담당자 등 직무별 혹은 채널별로 담당자가 정해져 있는 조직 구조를 말한다. 둘 중 어느 구조가 더 좋은 것인지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그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할 뿐. 조직 상황에 따라 그에 적합한 시스템이 결정되는 것 같다. (물론 마케팅 조직이 큰 곳에서는 BM팀, 마케팅팀이 따로 있는 곳도 있다.)
전 직장에서는 BCM 체제로 마케팅을 했으며, 현 직장에서는 직능제로 ATL광고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고객에게 접근하는 Market+ing 측면에서 마케팅의 본질은 동일하지만, 업무 추진 면에서의 체감은 확실히 다르다. 현직 마케터로서 직접 체감한 두 조직 구조의 장, 단점을 적어본다.
BCM 체제
브랜드별 담당자 배정
장점
- 브랜드 담당자가 A부터 Z까지 총괄할 수 있어 광고 메시지에 한 목소리를 내기 용이하다.
- 브로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자신이 맡은 브랜드의 예산 관리도 직접 하기에 업무 시야가 넓어진다.
- 빌런이 없다는 전제 하에, 자신의 역량과 주어진 예산 내에서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기에 용이하다.
- 자신이 맡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 다수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회사에 주로 적합하다.
- BCM들이 사업부와 소통하기에, 팀장이 비교적 편할 수 있다.
단점
- 마케팅팀 팀장과 사업본부장. 두 명의 리더를 섬겨야 한다. 부서 간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중간에서 조율하느라 힘이 든다. (이 점이 때때로 장점이 되기도 한다. 공교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마케팅팀 팀장에게는 사업본부 핑계를, 사업본부장에게는 마케팅팀 핑계를 대며 밸런스를 유지할 수도 있다.)
- 퍼포먼스 마케팅 등 횡적으로 브로드한 업무 지식을 갖춘 마케터 보다, 종적으로 깊은 지식을 갖춘 인재가 필요할 때가 있다.
- 마케팅 내에서도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 브랜드 담당자는 사업본부장을 설득하거나 대면 보고해야 할 일이 많은데, 사업본부장이 강성이거나 대면 보고 자체에 취약한 마케터라면 힘들어 할 수 있다.
- 맡은 브랜드가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직능제
직무별로 담당자 배정
장점
- 맡은 직무에 대해서 깊이 있는 경험과 지식을 체득할 수 있다.
- 비교적 마케팅 팀원이 적지 않은 조직에서 취하고 있는 방식이다.
- 프로젝트별 마케팅 플랜을 시행 시, 누락되는 마케팅 툴 없이 집행이 가능하다. (툴 앤 테크닉)
단점
- 맡은 직무만 진행하다 보니, 넓은 시야를 갖기 어려울 수 있다.
(물론 1년마다 팀내 R&R을 로테이션 하여, 장기적으로 종합적인 사고를 함양할 수도 있다.)
- 맡은 직무가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 직무별, 채널별 컨트롤 타워는 팀장이기에, 팀장이 실무적으로 바쁠 수 있다.
(물론 직능제라고 해도, ATL/BTL로 나누거나 혹은 제품 카테고리별로 선임 셀장을 두어, 중간관리자로서의 업무를 위임할 수도 있다.)
- 콜라보레이션, 뉴미디어 등 복합다단한 새로운 마케팅 활동을 추진할 때, 기존에 R&R이 세팅되어 있지 않으면 새로운 시도를 간과하기 쉽다.
청개구리 같은 나는, BM체제 였을 땐 직능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직능제로 일하는 지금은, BM체제가 조금은 그립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BM체제이든, 직능제이든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마케팅 조직관리에 있어서 한 가지 바라는 점은, 함께 아이데이션하는 문화였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의외로 아이데이션 할 일이 많지 않은 마케팅팀... 혼자서 브랜드를 맡아서 하거나 혼자서 직무를 맡아서 처리하는 일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 뇌피셜인 점 양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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