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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다 Jun 08. 2022

섹스와 죽음

섹스와 죽음은 사람들의 일상 대화에서 자주 나오지 않는 주제이다.

집단상담에서도 이 두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일은 드물다. 무겁거나 당황스러운 분위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집단에서 섹스와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치유적이다. 이것은 또한 참가자들 간에 탄탄한 관계가 형성이 되어 그룹이 깊어졌다는 신호다. 


 


가정폭력 가해자 집단 세 번째 회기를 마쳤다.

이 분들 나이는 20대부터 70대까지, 여성 2명 남성 17명이다.

참가자 중 1/3 가량이 60대 이상이다. 우울한 한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구성이 아닌가 싶다.

매주 수요일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 10분에 끝나는데 이분들에겐 과도하게 긴 시간이다. 이분들이 이 시간을 처벌이라고 느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예상했듯이 이분들 처음부터 전혀 자발적이지 않았다.

그래도 무언가 희망적이고 열정적이려는 나의 시도는 직 간접적으로 거절당했다. 두 번째 집단 진행을 마치고 나서는 나도 이분들처럼 그룹에 대해 비관적이게 되었다.  


그러나 기적적 이게도 오늘 아침 우리는 죽음과 애도에 관해 이야기했다. 험악하기만 했던 그룹에서 공감과 위로의 반응이 생기는 장면을 보는 것은 강렬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오후에 우리는 섹스에 관해 이야기했다. 다수의 6-70대 어르신들과 함께 성에 관해 이야기해 본 것은 나에게도 이번이 처음이지 싶다. 밝고 자유로운 기운이 그룹에서 솟아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 또한 놀라웠다.  


집단 상담가로서 나는 축복받았다. 나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  


 


‘Sex and death’, they are the topics people usually avoid mentioning in their everyday conversation. Even in group counselling sessions, it is rare to discuss them for participants do not want to get into a heavy or embarrassing atmosphere. However, in many cases discussing sex and death in group counselling is often therapeutic.  It is also a signal that group participants have managed to build sound therapeutic relationships.   


Today was the third session for the adult participants who had been ordered to receive counselling services after committing domestic violence. Their age ranges from the 20s to the 70s, including two females and eighteen males. About one-third of them are over 60. The composition of the group reflects the gloomy future of South Korea as a nation.


The session starts at 10 in the morning and finishes at 17:10 in the afternoon on Wednesdays. It is an excessive long hour for the unmotivated participants, which made them feel that the group sessions were punishment rather than educational.


As is expected from the mandatory participants, they were not motivated from the beginning whatsoever. My attempt to be hopeful and enthusiastic was rejected covertly or sometimes deliberately. After leading the second session, I became like them, being pessimistic rather than optimistic about the group process. 


However, miraculously, this morning we talked about death and bereavement. It was a powerful experience for me to observe empathetic responses emerge among the unmotivated participants.

And in the afternoon, we talked about sex. Perhaps it was my first time to talk about sex openly with a group of elderly male participants who are in their 60s and 70s. It is amazing to witness the light and liberating air springing up in the circle.  



I feel I am privileged to be a group counsellor. I love my j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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