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얘기 한 적 있었던가?
예전에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아니, 무서워했다고.
보고 있으면 마치 우주 한가운데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공황을 일으킬 것만 같은,
고양이의 그 눈.
바닥을 알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 버둥거리는 공포와도 같은
그 눈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받아들이기로 한 순간 이후로,
그 눈 안에서 아름다운 우주를 보았고,
평화로운 바다를 보았고,
신비로운 오로라를 보았다.
치명적인 부드러움과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애교와,
늘어지게 여유롭지만, 일순간 폭발하듯 움직이는
그 기민함과 민첩함.
허둥거리는 장난질과
하찮은 공격성이 어쩔 도리 없이 귀여운.
나, 고양이의 세상에 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