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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나리 Oct 23. 2023

스타트업, 에이전시(SI) 그리고 PM (2)

1년차가 느낀 단점들 얘기하기

스타트업이자 에이전시(SI)인 회사에서 PM 역할을 하고 있는 나. 이전 글에서는 그동안 SI 업체에서 느낀 장점만을 얘기했다.


장점 1.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다.
장점 2.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내다.
장점 3. 기회가 많다.
장점 4. 빠른 개발 속도
장점 5. MZ 오피스


장점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이 가능하고, 오늘은 단점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아마 아래와 같은 단점들로 인해 인하우스가 더 인기가 많은게 아닐까 싶다. 아, 내가 느낀 장점과 단점은 당연히 회사마다 다를 것임을 인지해주길 바란다. 다만 대부분 이러한 장단점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이런 점을 느꼈다는 정도로 알아두면 좋을듯 싶다.



단점 1. 워라밸은 먹는건가요?
출처 : pixabay - tookapic


야근이....정말로 많다. 이전에 마케팅을 했을 당시에도 대행사였기에 야근이 많았었는데, 이곳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SI 업체들마다도 야근의 정도가 모두 다르지만 클라이언트와 약속한 일정을 지키기 위해 야근을 일상적으로 하는 곳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포괄임금제라서 야근수당은 따로 없다. 야근을 밥먹듯이 하다보면 나를 갈아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대다수 프로젝트를 하나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의 압박은 더 심해지고,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PM의 숙명인 '미팅'이 많은 날에는 업무 시간에 미팅만 하다가 야근을 하며 못다한 업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체력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한계가 올 때가 많다.


단점 2. 어쩔 수 없는 을의 위치
출처 : pixabay - godoycordoba


클라이언트와의 계약이 성사되고, 그들의 업무를 대행해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을 해주는 입장이 된다. 그렇기에 갑과 을의 관계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클라이언트의 태도가 나이스한 곳도 있지만 아닌 곳도 많다. (나이스한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그분과만 일하고 싶어진다.) 어떤 클라이언트는 말도 안되는 일정을 말하기도 하고, 계약 당시에는 없었던 기능을 마감 일주일 전에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구는 끊어내긴 하지만 "너희 말고 다른 개발사도 많다. 잘 생각해봐라" 라는 협박같은 말을 듣기도 해봤다.


물론 나는 내가 이 프로젝트의 PM이기 때문에 나에게 이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기에 좀 더 당당하려고 노력하긴 하지만 갑을 관계라는 건 상대적으로 숙이게 될 수밖에 없는듯 싶다.


단점 3. 만들면 떠나는 서비스
출처 : pixabay - 390097


야근을 수없이 반복하며 서비스를 만든다. 그리고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내가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렇게 앱/웹 서비스를 다 개발하고 나면 내 손을 떠나게 된다. 이 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내가 알 수 있는 고객의 피드백은 스토어의 평가와 (인기가 많다면) SNS의 리뷰 뿐이다. 그리고 보통 운영 업무는 클라이언트가 진행을 하게 되어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는 것 또한 너무나 아쉽다.


단점 4. 데이터의 부재
출처 : pixabay - PhotoMIX-Company


방금 언급한 단점 3과 유사한 결의 단점이다. 운영 업무를 맡지 못하다보니 데이터 또한 알 수 없다. 물론 기획을 할 때 시장조사라든지, 경쟁사조사와 같은 것을 하며 공개된 데이터를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서비스 자체에서 알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한 기획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 예를 들면, GA를 보면서 '이 데이터가 a와 같이 나왔으니, b를 c로 바꿔보자'와 같은 논의를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가 아닌 가정에 기반한 기획을 하게 된다. '이 화면을 이렇게 구성해야 더 낫지 않을까?', '사용자는 이 기능을 원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하는 기획. 하지만 내 생각이 맞았는지 틀렸는지에 대한 여부는 알 수 없다. 


단점 5. 도메인에 대한 전문성
출처 : pixabay - EliFrancis


SI업체의 가장 큰 장점인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다'에 반하는 단점이다. 아무래도 하나의 도메인이 아닌 여러가지 도메인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때문에 업무를 하며 한 도메인에 집중적으로 지식을 쌓기는 어렵다. 커머스, 콘텐츠, 블록체인 앱을 3년간 기획한 사람과 커머스 업계에서만 3년간 기획한 사람의 전문성은 분명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PM 1년차가 SI 업계에서 느낀 단점들을 살펴봤다. 사실 내가 경험한 장점과 단점은 더 있긴 하지만 현재 재직중인 회사만 국한된 부분도 어느정도 있어서 최대한 다른 회사에 다니는 분들도 공감할만한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SI업계에 다니는 동안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고, 단점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와 함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한다. 이 내용에 대한 이야기도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면 나눠봐야지. 아무튼, 이 세상에 SI업계에 다니는 모든 분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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