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해사라는 직업으로 바다를 누볐다.
나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내가 항해사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밝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란다.
실제로 '항해'는 탐험과 모험을 표현하기 위한 메타포로 자주 사용되고 '선장'은 그 자리가 가지는 책임감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로 활용된다. 흔하게 사용되는 메타포지만 사람들은 그런 직업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놀라는 것 같다.
나는 항해학을 전공하며 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항해사로서 승선을 하여 바다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근무했다. 나의 20대 전부를 바다 위에서 보냈다.
바다 위에서는 육지보다 백만 배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다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덕에 나는 내 나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
나의 20대를 보냈던 바다와 배 위에서 든 생각, 느낀 것, 행복, 고독, 우울 등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