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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크러쉬 Aug 06. 2022

아트크러쉬 8월 문화전시

8월 한달동안 즐길 서울 곳곳의 문화전시들을 소개합니다



때늦은 장마가 지속되면서 덥고 습한 날씨에 심신이 지쳐가는 8월 첫 주. 다시금 심해진 코로나 시국으로 고단하고 혼란스러운 일상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트크러쉬가 추천하는 8월의 추천 전시 5선과 함께 비가 추적추적 내린 이맘때 그리고 비가 내리고 난 뒤 물기를 머금은 신선한 공기와 더 잘 어울리는 전시장 나들이를 즐겨보세요!!!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
그라운드시소 성수 /  2022. 08. 04 ~ 2022. 11. 13



미스테리한 천재 사진가, 롤라이플렉스의 장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15만장의 필름들, 많은 수식어로 불리는 사진가이자 영화 <캐롤>의 모티브가 되었던 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전이 오는 8월 4일 목요일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개막합니다. 비비안 마이어 전시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 뤽상부르 뮤지엄, 이태리 토리노 왕립박물관으로 이어진 유럽 투어 이후, 아시아 투어의 첫 번째 장소로 한국을 찾았는데요. 비비안 마이어가 직접 인화한 빈티지 작품과 미공개작을 포함한 270여점의 사진과 그녀가 사용했던 카메라 및 소품, 영상, 오디오 자료등을 만나볼 수 있으며 비비안 마이어의 시그니처로 불리는 셀프 포트레이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울, 쇼윈도, 그림자 등을 통해 자신을 숨기듯 표현한 그녀의 감각적인 셀프 포트레이트는 요즘 SNS에서 흔히 보이는 "셀피"의 원조격이기도 합니다.


비비안 마이어는 미국 뉴욕 출신의 사진작가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여러 가정에서 보모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필름 한통씩 50년간 많은 양의 작품을 남겼으나 생전 그녀의 사진이 공개된적은 없었고 이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말루프가 당시 이름 없는 사진가 마이어의 필름 15만장이 든 상자를 380달러에 구입하면서 세상에 "발견"됩니다. 그녀의 사진은 말루프가 사진공유사이트 텀블러에 올리며 세상에 알려졌고 "20세기 미국 최고의 거리 사진"이란 찬사를 받으며 전시회, 사진집을 통해 명성을 쌓고 비비안 마이어의 일과 삶을 다룬 책과 영화가 나오게 됩니다.




비비안 수터 개인전
글래드스톤 /  2022. 07. 15 ~ 2022. 08. 19



스위스계 아르헨티나 작가 비비안 수터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글래드스톤 서울에서 19일 개막합니다. 과테말라 소도시 파나하첼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자연을 흡수하는 태도로 그림을 그린 캔버스 천을 널듯이 설치하는 작업으로 유명한데요. 작가는 태양과 비, 바람, 나무 등의 움직임을 참조해 추상표현주의와 같은 화면을 완성하며 밑칠하지 않은 캔버스 천에 흙이나 빗물, 동물의 흔적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자연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194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때부터 엘리트 화가 코스를 걸어왔는데요. 당시 촉망받던 젊은 아티스트들과 그룹전을 여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는 26세에 돌연 작품활동을 중단하고 자신을 둘러싼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미국, 멕시코를 지나 과테말라까지 도망쳤고, 아티틀란 호수에 다다라 정글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후 수터는 자신을 옭아맸던 화풍을 해체하며 캔버스의 나무 틀, 스튜디오라는 장소의 고정관념을 없애고 고정하지 않은 캔버스에 정글의 바람에 맡긴 채 붓질을 했습니다. 작품 속 재료는 풀, 화산재, 흙, 공업용 페인트와 같은 비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다람쥐와 개들이 다가와 캔버스 위에 발자국을 남기거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과테말라의 어둠도 그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밤새 손전등을 켜고 그림을 그렸으며 다음날 밝은 날에 다시 작업실을 찾아 놀라운 작품이 깃들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비비안 수터는 "내 작품의 가장 큰 모티브는 자연"이라고 밝혔으며 "한 작품에 오랜 시간 공들이다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하며 내 자신을 되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수터는 그렇게 30년동안 세상과 단절되고 잊혀져 갔지만,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 미술관 쿤스탈레 바젤의 큐레이터인 아담 심치크는 예전 자료를 확인하다 우연히 1981년 "바젤의 젋은 아티스트 6인"의 기록을 보게 되었고 그들중 비비안 수터만이 미술계에서 잊혀져 아는 바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 수소문 끝에 남미 정글에서 수터를 만나 설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2011년 30여년간 정글에서 만든 작품이 세상에 공개되었고 이전과 확 달라진 화풍에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당시 수터의 작품을 본 화가들은 "때묻지 않은 과테말라의 색을 정수로 추출하고 있다"고 감탄했으며 이후 유럽과 북미 유수의 갤러리, 박물관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말 그대로 수터는 전세계 미술계에서 "재발견"된 화가였던 겁니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된 수터는 40여개의 작품을 들고 찾아옵니다. 미국 보스턴과 영국 런던 캠든, 벨기에 브뤼셀 등 유수의 갤러리에서 전시되었던 엄선한 작품들입니다. 다시 세상에 나온 그는 "이제 정글을 넘어 다양한 국가를 통해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수터가 꼽은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은 수묵화를 닮은 검은색으로 거칠게 칠한 그림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동양의 수묵화를 인상깊게 봤다"며 "나이가 들수록 영속적인 전통적 가치에 대해 탐구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바티망
노들서가 /  2022. 07. 29 ~ 2022. 12. 28



현대 미술계의 아이콘, 아르헨티나 대표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7월 29일부터 노들섬의 복합문화공간 노들서가에서 진행되는 전시에서 자신의 대표작 "바티망"을 국내 최초로 공개합니다.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하는 "바티망"은 도시 생활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작품에 활용해 관람객들이 직접 보이는 현실을 새롭게 연출하며 작품 완성에 도전하는 관객 참여 / 몰입형 설치 예술 작품입니다. 작품은 실제 건물을 본떠 바닥에 설치된 거대한 파사드와 45도로 기울어진 거울로 구성되며, 모형 파사드 위로 올라가 거울을 올려다본 관람객들은 마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초현실적 시각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관람객들은 바티망 위에서 각자 창의적인 포즈를 취하고 자유롭게 작품을 즐김으로써,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예술적인 경험에 빠져듭니다.


바티망은 매해 파리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예술룩제 "뉘 블랑쉬(Nuit Blanche)"를 위해 2004년 처음 제작된 대규모 설치 작품으로, 이후 18년간 시리즈로 런던, 베를린, 도쿄, 상하이 등 전세계 도시를 투어하며 일 평균 4500명이 찾는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왔는데요. 이번 전시는 바티망 외에도 에를리치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여집니다. 교실, 지하철, 정원, 비행기 등 익숙한 공간을 소재로 제작된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특히나 관람객의 참여로 이뤄지는 설치 작품 "잃어버린 정원"과 "교실"은 유리 거울을 매개로 공간에 대한 관념을 환기합니다. 이외에도 작가의 창문시리즈 "비행기", "야간비행", "세계의 지하철"은 창문 프레임과 영상물을 통해 관람객이 마치 타국의 여행지에 있는 듯한 해방감을 느끼게 합니다.




데미안展
K현대미술관 /  2022. 06. 08 ~ 2022. 12. 08





K현대미술관이 2022년 여름 새로운 테마 전시 "데미안展"으로 찾아왔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1919년 출판한 소설 <데미안>은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필독서 1위를 기록하는 우리세대의 대표 성장 소설입니다. K현대미술관은 책의 저자 헤세의 이야기를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동시대의 뉴노멀, 새로운 성장기를 맞음과 동시에 유례없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혼돈, 불안, 나약함, 분노, 슬픔, 좌절을 느낀 대중과 사회에게 위안을 선사합니다.


이번 데미안展은 베를린 비엔날레 "Of mice and men"에서 영감을 받은 전시인데요. 지역 사회의 예술을 발전시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던 Of mice and men와 같이 국내의 여러 작가들과 함께 해 국내 작가 발굴과 미술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의를 담아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레오다브, 308아트크루, 정준호, 이해전, 대니, 강미로, 전우미 그리고 해외 영상작가들의 작품과 K현대미술관 큐레이터팀이 자체 기획한 설미치술등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소설을 먼저 읽었던 경우라면 희미해져있던 데미안이란 책의 기억이 조금씩 선명해지는 기회가,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전시 메세지 자체가 주는 새로운 성장과 희망의 메시지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로 인해 흥미로운 경험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유영국 : Colors of Yoo Youngkuk
K현대미술관 /  2022. 06. 08 ~ 2022. 12. 08



국제갤러리는 6월 9일부터 8월 21일까지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 유영국 작가의 20주기 회고전 "컬러즈 오브 유영국(Colors of Yoo Youngkuk)을 개최합니다. 2018년에 이어 국제갤러리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유영국의 개인전입니다. 유영국은 1916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일본 동경문화학원 유화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응용미술학과와 홍익대 미술대 교수로 근무했습니다. 전위적 예술 운동가 무라이 마사나리, 하세가와 사부로등과 어울리며 자유미술가협회, 독립미술협회, 네오보자르 글부등 다양한 단체와의 교류를 시도했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국재갤러리 전관에서 진행되며 회화 작품 70점, 드로잉 22점, 그리고 추상 작업의 일환인 1942년작 사진 및 작가의 활동 기록을 담은 사료등으로 구성됩니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산과 자연을 모티프로 강렬한 원색과 기하하적 구도를 통해 절제된 조형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영국 작품의 예술사적 의미를 조망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작가의 대표작 및 초기작을 선보이는 K1에선 색채실험과 조형언어를 간결하게 파악할 수 있는 대표작들, 독자적 미학과 양식을 구축하기 시작한 1950년대 및 1960년대 초중반 작품들이 공개됩니다. 특히 자연의 요소를 추상적 형태로 변환해 단순화하고 마티에르를 살린 유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K2관에서는 1970~1990년대에 제작된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점, 선, 면, 형, 색이라는 기본적인 조형 요소를 살린 추상화들과 강렬하고 원초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중후기 작품들이 공개됩니다. 2층에서는 경주 사진 연작과 드로잉, 작가의 활동을 보여주는 사료가 전시됩니다. K3관에서는 기하학적 추상과 조형 실험이 절정에 달했던 1960년대 중후반 ~ 1970년대 초기작이 전시됩니다. 초록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채를 활용해 자연을 거침없이 묘사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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