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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편의점 Nov 17. 2022

이제껏 없던 발랄한 성교육,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이제껏 없던 발랄한 성교육,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1. 오늘의 와인: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줄거리 성 상담가 어머니를 둔 고등학생 오티스. 덕분에 의도치 않게 또래에 비해 성에 관련된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 오티스는 우연히 한 친구의 성적 고민을 해결해주고, 이를 유심히 본 오티스의 짝사랑 메이브는 오티스에게 돈을 받고 성 상담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하는데... 


2. 와이너리 소개: 성교육 받아들임 인티머시 코디네이터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이하 <오티스>)는 시즌 3까지 방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예요. 시즌1이 공개됐을 때 큰 호평을 받았고, 현재는 시즌4 제작이 예정되어있어요.

'십대들의 성생활'을 주제로 삼은 만큼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꼭 필요했던 이야기를 발랄하게 전하며 '꼭 봐야 할 넷플릭스 시리즈'가 되었어요.  



이제껏 없던 SEX EDUCATION

<오티스>의 원제는 <SEX EDUCATION(성교육)>이에요.  그렇지만 우리가 그동안 받아왔던 성교육을 상상하면 안돼요. <오티스>에서 십대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은 선생님도, 상담사도 아닌 또래 학생 오티스거든요.

성적 호기심이 한창 왕성할 십대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요? <오티스>는 말합니다. '성(性)은 수치스러운 게 아니다!'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라고요. 학생들은 어른들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성 고민을 가지고 오티스에게로 찾아옵니다. 물론 오티스는 전문가에 비해 훨씬 부족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문제를 가진 사람이 마음을 열고 도움을 요청한다는 거죠. 그것이 배움과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니까요.

비밀을 꽁꽁 숨기던 아이들은 스스로를 드러내고, 연결되고, 서로를 이해할 줄 알게 되죠. 시즌1 5화에서 불법 유출된 성기 사진의 주인이 루비라는 이야기가 돌자 강당에서 여자 아이들은 벌떡 일어나 외칩니다. "그건 제 질이에요, 저도 질이 있어요!"라고요. 그렇게 우리는 모두 성기가 있고, 또 성욕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성교육의 첫걸음이겠죠. 



스스로를 인정하기

성(性)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적 행위를 할 때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있어요. 바로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에요. 극중 등장하는 아이작은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나 자신의 성적 욕구를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욕구에 솔직하죠. 그렇기에 파트너와의 스킨십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몸의 감각에 대해 긴밀한 대화를 나누며 충실히 서로를 느끼려고 해요.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자신이 느낀 불쾌함과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도 포함돼요. 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한 에이미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하지만 메이브의 종용으로 경찰에 신고하죠. 하지만 그 충격으로 인해 이후로 버스를 타지 못하고 걸어서 등교해요. 괴로워하던 에이미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과 불쾌감을 털어놓고, 친구들 또한 비슷한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해요. 그리고 에이미는 친구들과 함께 버스에 다시 올라탈 수 있게 되죠. 



성행위 연기를 감독하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

<오티스>에서도 볼 수 있듯 성(性)은 우리의 삶과 일상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고, 따라서 미디어에도 자주 비춰져요. 그러나 그동안 미디어에 나오는 많은 성적 장면들은 특정한 권력 구조 아래 촬영되고 편집되었죠. 여러 할리우드 여성 배우들은 노출 씬 촬영에 대해 "불쾌했고 끔찍했다"고 회고했어요. 영화계 거물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에 대한 고발을 시작으로 영화계 미투 운동이 시작되었고, 이후로 영화 촬영 현장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드라마 더 듀스(The Deuce, 2017)(출처=BBC 코리아)

<오티스>의 촬영 현장에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가 있었어요. 요즘 할리우드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직업이라고 해요. 직역하면 '친밀감 조정자'가 되겠죠. 영어권에서는 신체 노출이나 접촉이 있는 장면을 '인티머시 씬(Intimacy Scene)', 즉 '친밀한 장면'이라고 하는데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노출 및 성행위 연기를 하는 배우의 상태를 파악하고 불쾌함을 느끼지 않게끔 지원하는 일을 해요.

알리샤 로디스(출처=BBC 코리아)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촬영 내내 배우들의 지속적인 동의가 있게 해요. 노출, 신체 접촉에 있어 세밀한 사항을 모두 확인 받고 안전하게 촬영이 진행되도록 하죠. 또한 성적 행위 연기를 성적이지 않은 언어로 풀어서 연기의 방향을 제시해줘요. 예를 들면 "파트너를 애무하라"가 아니라 "파트너 얼굴 옆면에 피부를 닿게 하라"는 식으로요. 이러한 전문직이 더 많이 생겨나고 당연해졌으면 좋겠네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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