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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정 Dec 07. 2022

[책 한 소절] - 현대의 자발적 노예들?

 『게으를 수 있는 권리』

프롤레타리아들이여,
일하고 또 일하라, 사회적 부와 너 자신의 개인적 가난을 증대시키기 위해.
일하고 또 일하라, 더 가난해지기 위해.
일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니
일하라.
그러면 그만큼 더 비참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생산의 헤어 나올 길 없는 법칙이다. 
(45쪽)

 한국 사람은 일하기를 좋아한다. 일을 좋아한다기보다 쉬는 걸 잘 못한다는 편이 좋겠다.  수명이 길어지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과거의 은퇴 연령이 현재는 애매한 연령이 돼 버린 것이다. 그 나이를 한결같이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한다. 그 누구도 ‘이제 일 안하고 즐길 나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을 하는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닌 사람들도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봉사정신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 즉 ‘돈’이란 매우 중요한 가치로 통한다. 가치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에서 모든 가치는 ‘돈’으로 평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돈을 많이 받느냐 못 받느냐는 자신이 얼마나 존중받느냐 못 받느냐가 된다.      


  저자는 프롤레타리아들이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면 그 노동은 공급 과잉을 불러오고, 그 공급 과잉은 곧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노동자들이 열심히 수요를 맞추며, 그 수요를 위해 필요한 돈을 벌려고 또다시 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을 지적한다. 물론 하나도 틀린 말이 없다. 그러나 역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출처: 주간경향, 일과 여가 사이, 그 균형은 어딜까

  우리는 게으를 권리가 있다. 다만 발전은 포기해야 한다. 발전을 거부할 권리도 있다. 다만 우리 모두가 부르주아가 되거나 우리 모두가 ‘자연인’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칼 마르크스의 사위다. 사회주의는 이론상 매우 완벽했지만 결국 그런 세상은 유토피아임이 이미 밝혀졌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가 이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것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다시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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