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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락 May 13. 2022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경제단상 - 5


 비트코인에 대한 언론, 인터넷 뉴스 등을 보다보면 ‘비트코인 전문가에 의하면’ 이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비트코인 전문가에 의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비트코인 전문가에 의하면 비트코인 추세가 어쩌고 등등의 기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을 보면 의문이 든다. 비트코인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 비트코인 전문가는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걸까. 어떤 사람이 비트코인 전문가들일까?


 투자 정보와 관련해서 전문가는 어떤 사람들일까. 주식의 전문가들은 두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가치투자 입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산정해서 적정 주가가 얼마인지를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애널리스트, 기업 전문가 들은 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고 또 조사해서 적정 주가를 산정하고, 앞으로 주식의 움직임을 예측한다.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도 잘 알아야 하고, 생산 과정, 소비자들의 특성도 알아야 한다. 매출, 이익, 자산, 부채를 파악하는건 기본이고 PER, PBR, EBITA 등 관련 지표들도 알아야 한다. 기업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과거의 걸어온 길, 현황 등도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라고 인정해도 된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이런게 없다. 비즈니스 모델은 없고, 생산은 10분에 한번 일정하게 일정한 양이 생산된다. 언제 얼마나 생산될지는 다 정해져 있다. 최소한 생산과 관련되서 분석하고 예측 할건 없다. 매출, 이익, 자산, 부채 PER, PBR 같은 관련 지표들도 없다. 기업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면 할게 굉장히 많은데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할려고 하면 공부할게 별로 없다. 공부할게 별로 없으니 전문가라고 해서 그냥 관심있는 사람보다 더 많이 알지도 못한다. 다른 분야에서는 전문가와 보통 사람들과의 지식차이가 굉장히 크다.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이 더 잘 알 수있다. 하지만 해당 분야의 전반적인 지식의 양과 질에서 전문가와 보통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조기 축구회에서 아무리 축구를 잘차도, 프로 축구 선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 구조는 워낙 간단해서 전문가이어야만 알 수 있는 특유의 지식은 없다. 가치 투자 입장에서 비트코인 전문가는 존재할 수 없다.


 주식 전문가의 두 번째 유형은 일명 차트 분석가들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식의 움직임을 꿰고, 언제 어떻게 얼마나 오르고 떨어졌는지에 대한 차트 정보 전문가들이다. 주가 추세선, 거래량 등 차트에 기반한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차트 분석가들은 몇십년간의 주가 움직임, 몇십 몇백 종목의 주가를 상호 비교하면서 차트의 유형을 파악하고 이를 현재 주가에 적용하려 한다. 질적으로는 위 가치투자의 정보를 더 중시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양적으로는 차트 전문가도 전문가라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그정도로 차트 전문가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전문가라서 알 수 있는 차트 정보라 할만한게 없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처음 발행되었고, 처음 몇 년 동안은 차트라고 할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2013년 정도나 되야 차트라고 할만한 것이 처음 그려졌다고 할까. 그 이후로 현재까지 10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비로서 일반 투자상품처럼 수요의 움직임이 시작된건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이후라고 보아야 한다.


 그때부터 따지면 이제 5년 정도이다. 그 5년도 일정한 모양을 가지는 형태의 차트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폭등과 폭락이 교차되는 5년이다. 이런 정도의 정보가지고는 차트 분석이 용이하지 않다. 더구나 비트코인은 서로 비교할만한 비슷한 다른 상품도 없다. 알트코인은 기본적으로 비트코인과 다르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이 취급해서는 곤란하다. 서로 비교할 대상이 없는 유일한 상품에 그동안 차트라 할 수 있는건 5년여 기간뿐이다. 이 정보를 가지고 전문가라고 하는건 그렇다. 이런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무수히 많다. 무엇보다 5년 이상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이 추세 그래프를 모두 다 알고 있다. 누가 비트코인 차트 전문가라 나서는건 우스운 일이다.


 비트코인 차트를 가지고 떠드는 사람들은 사실 비트코인 전문가가 아니라 주식시장의 차트 전문가들이다. 주식시장에서 이야기하는 차트 분석을 비트코인에 적용해서 하는 이야기들이다. 주식차트 전문가일 수는 있어도 비트코인 전문가일 수는 없다.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오랫 동안 지켜봐온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 사람들이 모르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강원랜드 카지노를 보자. 현재 강원랜드의 모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처음 강원랜드가 만들어졌을때의 모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강원랜드는 2000년 10월, 고한에서 스몰카지노로 처음 개장했다. 현재 호텔카지노가 개장한 것은 2003년 4월의 일이다. 2000년 10월 카지노가 개장했을 때 어떠했는지, 그때는 어떤 식으로 게임이 이루어졌었는지, 그리고 그때 이후 언제 어떻게 왜 변화가 이루어져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할 수 있으면 충분히 전문가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강원랜드를 다니는 사람은 그걸 알 수 없다. 이전에 다니다 도중에 안다니게 된 사람도 그걸 알 수 없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지켜본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은 극소수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도 비트코인 전문가는 의문이 든다. 이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몇 년 동안 바라보고 있었을까. 대부분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2017년부터이다. 그 이전에는 비트코인을 분석하는 사람은 아예 없었고, 설사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는 비트코인에 질려 대부분 손을 떼었다. 그 이전부터 한결같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준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비관론자들이다. 비트코인은 허상이고 거품이고 무너질 것이라고 10년 정도 주장해온 사람은 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랫동안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하더라도 비관론만 주장해온 사람을 비트코인 전문가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실제 비트코인이 5만불, 6만불하는 현상을 절대 설명할 수 없다.


 비트코인을 오랫동안 생산해온 사람들은 전문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비트코인 생산 전문가들이지 비트코인 가격 전문가는 아니다. 이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이 주가의 움직임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비트코인 전문가가 비트코인의 전망에 대해서, 특히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의아해진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디서 뭘 하는 사람들이기에 비트코인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걸까. 비트코인 전문가는 그냥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에 비해서 비트코인에 대해 얼마나 더 많이 알까. 비트코인에 대해 그런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수 있는게 도대체 뭐가 있을까.

  암만봐도 비트코인 전문가가 생기기에는 아직 비트코인의 역사가 너무 짧다. 한10년 비트코인을 봐왔던 관심가진 일반인들과 별 차이가 없다. 비트코인 전문가의 말을 중요시할 필요는없다. 특히 어느 누가 본인이 비트코인 전문가라고 나선다면, 그건 의심해야 한다. 비트코인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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