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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락 May 23. 2022

신자유주의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

경제학은 패러독스 - 12

 1980년대에 시작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신자유주의가 도래하고 나타난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일단 빈부격차가 커졌다. 그리고 노동 안전성이 낮아졌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직장에 한번 취직을 하면 정년까지 계속 다니는 것이 원칙이었다. 일본의 종신고용제가 유명하지만 일본만 정년이 보장되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1960, 70년대까지는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신자유주의 시대가 되면서 기업 사정에 따라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직장의 불안전성이 크게 증가한다. 또 복지 제도가 크게 축소되었다. 복지 지원 대상과 지원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공기업들이 민영화되면서 기업들이 공공성이 아니라 수익성 중시가 된 것도 문제점이다. 민영화 대상이었던 철도 요금, 전기요금 등이 크게 올라 시민들의 부담이 증가되었다.  


 사실 이런 것들은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의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정년 보장 원칙이 무너진 것은 1997년 IMF 이후였고, 한국은 당시 원래 복지제도가 많지 않았었기 때문에 복지 제도가 축소되지는 않았다. 또 한국도 민영화가 추진되었지만, 영국은 적자 공기업이 민영화되었지만 한국은 주로 흑자 공기업이 민영화되었다. 영국은 적자기업이 민영화되서 살아남아야했기에 요금을 올려야 했고, 한국은 흑자 공기업이었기 때문에 민영화를 이유로 따로 요금을 올릴 필요는 없었다. 


 그러면 신자유주의로 인해서 좋아진 점은 무얼까.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규제 완화이다. 특히 정부, 공기업이 독점하고 있었던 사업들, 민간이 운영하더라도 강력히 규제하던 산업들을 민간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게 신자유주의 변화의 핵심이다. 1970년대 이전 가장 대표적인 정부 독점, 규제 산업이 통신, 철도, 항공, 전력, 은행 사업 등이다.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된 사업들이기 때문에 국가가 운영하거나 강력한 규제를 받았다. 신자유주의가 되면서 이런 산업에 대한 규제가 풀린다. 


 항공 사업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기간사업이다. 그래서 항공은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았다. 아무나 항공사 사업을 할 수 없었고, 요금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다. 신자유주의가 도래하면서 항공 사업이 자율화된다. 한국도 원래 항공사는 대한항공밖에 없었다. 신자유주의 논리가 도입되면서 아시아나 항공이 생기고, 이후 진에어,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들이 생겼다.


 한국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 것은 신자유주의로 인해 항공 요금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완화되는 2022년 5월, 미국가는 비행기값이 이코노미가 400만원을 넘는다. 이전에는 100만원이면 왕복할 수 있는 미국이 비행편수가 줄자 400만원이 되었다. 신자유주의 이전에는 비행기 가격이 원래 이정도 부담이었다. 1970년대 시대가 지금가지 계속되었다면, 해외여행을 경험한 사람은 극소수였을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생활 양식이다. 인터넷, 스마트폰은 통신 산업 자유화의 산물이다. 1970년대까지 통신 산업은 대표적인 국가독점 사업, 아니면 강력히 규제받는 사업이었다. 신자유주의 이후 통신산업이 자유화되면서 통신 사업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쟁 체제로 들어선다. 독과점일때는 통신사가 특별히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거 없이도 사람들은 전화를 써야만 했고 일정한 수익이 담보된다. 하지만 통신 산업이 경쟁체제가 되면서 각 통신사는 새로운 사업을 계속 도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스마트폰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애플 아이폰의 등장이다. 애플은 2007년 스마트폰을 소개하면서 현대인의 생활 혁명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통신 사업이 독점이었다면 애플 아이폰은 나올 수 없었다.


 통신 사업이 독점이었을 때, 통신 산업은 통신사가 완전한 갑이었다. 한국의 경우 한국통신-KT와 한국이동통신-현재 SK텔레콤이 갑이었다. 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들은 자기 마음대로 통신기기를 만들 수없었다. 통신사가 원하는 기종, 원하는 기능만 만들어 넣을 수 있었다. 통신사에서 사용을 허가해주어야 통신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은 한국의 통신사인 KT, SK텔레콤이 받아들여야만 사용될 수 있다. 통신사가 안쓰겠다고 하면 아무리 아이폰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고철기기가 된다. 


 애플 아이폰이 나왔을 때, 통신사들은 아이폰에 대해 열광하지 않았다. 당장 한국만 해도 아이폰의 와이파이 기능을 없앨 것을 요구했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으면 데이터로 쓰면 된다. 그러면 통신사에서 높은 요금을 챙길 수 있다. 그런데 아이폰은 와이파이 기능을 집어넣었다. 통신사 수입이 급감한다. 통신사들은 아이폰이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이폰은 와이파이를 달아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아이폰이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아이폰은 그냥 이쁜 전화기일 뿐이다. 


 애플이 사용한 방법은 각 나라에서 가장 순위가 낮고 경쟁력이 낮은 통신사와 접촉하는 것이었다. 1, 2등 통신사는 이미 충분한 수익을 얻고 있고 자기 자신을 갑이라 생각한다. 아이폰의 컨셉을 따를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가장 순위가 낮은 통신사는 입장이 다르다.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자 했고, 그래서 아이폰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그렇게라도 해서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애플은 각 국가에서 하위 통신사에 독점권을 주었고, 하위 통신사들은 아이폰을 도입함으로서 큰 수익을 얻었다. 


 세계에서는 2007년에 소개된 아이폰이 한국에서는 2009년에 도입된다. 정부가 한국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한국 운영체제인 위피가 탑재되어야 한다는 등, 규제가 강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아이폰이 한국에서만 사용될 수 없기에, 결국 할 수 없이 통신 규제를 풀고 아이폰 국내 도입을 인정했다. 그리고 아이폰은 당시 한국에서 3위의 이동통신사업자 KT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즉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아이폰으로 인한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것은 통신 산업에 대한 규제가 풀렸기 때문이다. 1970년대의 강한 통신 산업 규제하에서는 스마트폰이 나올 수 없었다. 신자유주의로 이 규제가 풀렸고, 그래서 인터넷, 스마트폰 시대가 되었다. 한국은 통신 규제가 늦게 풀렸고, 그래서 한국에서 아이폰도 그만큼 늦게 도입된다. 


 1990년대 인터넷도 마찬가지이다. 신자유주의로 통신 규제가 완전히 풀렸기에 인터넷 통신, 컴퓨터 통신이 발전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 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는 인터넷 정보통신 혁명은 신자유주의로 인해 파생된 결과이다.


 전기자동차 등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사업이 등장하는 것도 신자유주의 때문이다. 1970년대는 마음대로 사업체를 만들 수 없었다. 일반 자영업이라면 모를까, 좀 규모가 있는 사업은 기본적으로 허가제였다. 즉 진입규제가 강했다. 정부가 해도 된다고 해야 사업을 할 수 있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고 사업을 하는게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이런 진입규제를 대부분 철폐했다. 그래서 사업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쿠팡, 마켓컬리,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은 1970년대 진입규제가 강했던 시절에는 꿈꿀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    


 우리는 어떤 시대가 좋은지 판단을 해야 한다. 빈부격차가 적고, 복지제도가 많고 하지만 스마트폰, 인터넷 쇼핑몰이 없는 세상이 좋은 것인지, 빈부격차가 증가하고 직업 안정성은 낮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고 해외여행을 싸게 다녀올 수 있는 세상이 좋은 것인지. 이런 식으로 비교하면 절대 1970년대, 신자유주의 이전이 좋았다는 말이 쉽게 나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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