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침투했다
작고 여린 속살에
더욱 작고 날카로운 상처를
박박박 긁어 새긴다
우리-는 그를 품으라 한다
그리하면 없던 일이 된다고
덮고 또 덮고 견디다 보면
빛나는 진주가 된단다
나는 거부한다
그를 내보낼 힘이 없어도
하나가 될 수는 없다
매 순간 심장이 시큰거려도
보석으로 잊을 수는 없다
진주를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순응한다
마음껏 들쑤시거라
상처를 새기며 살리라
피를 흘리며 살리라
이 통증에 출혈에 고꾸라지면
그 날이 나의 끝이려니.
헤집어진 심장을 그대로 두어라
다만 어떤 광채도 없으리니
망각으로부터 도망친
미약한 물살의 기록을
나는 남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