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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수 Oct 20. 2023

해외 Lay Over 어떻게 보낼까? [10]

승무원의 해외 체재 하면서 할 수 있는 일

[다낭, DA NANG, DAD]


이곳은 휴양지라 비행올 때마다 딱히 뭘 하겠다고 하며 오진 않았다. 마사지나 네일을 받거나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휴식하는 것이 대체적이다. 근처의 어딜 가나 한국인 관광객이 넘쳐 나는 곳이라 '경기도 다낭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텔에서 보이는 다낭 전경

주변에 가 볼만한 곳을 찾아보던 중 참(Cham) 박물관이 있길래 가 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강을 따라 20여분 내려가다 보면 박물관이 있는 걸로 되어 있다. 오전이지만 날씨는 벌써 덥다. 택시를 타고 가도 되긴 하지만 거리 풍경도 보고 운동도 할 겸 걸어서 가기로 했다. 첫 번째 만나는 다리를 지나기도 전에 티셔츠가 땀으로 젖기 시작했다. 다낭시를 가로지르는 강은 서울의 한강과 같은 이름으로 Han River이다. 강을 끼고 걷고 싶었지만 그늘이 있는 반대편 길을 이용했다. 보도는 울퉁불퉁하고 중간중간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어 도로 위를 걷다 보도를 걷다, 왔다 갔다 해야 한다.

한 마리로 다리 전체를 장식한 다낭 상징에 시선을 뺏겨 좀 더 자세히 보려고 찻길을 건너 카메라에 담아본다. 다시 길을 건너 다리를 뒤로 하고 조금 걷다 보면 목적지인 참(Cham) 박물관이 보인다.

나중에 박물관의 안내문을 읽어보니 최초 설립이 100년 가까이 되는 꽤나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초창기 사진을 보면 입구가 살짝 황량해 보이지만 지금은 큰 나무들이 좌우로 잘 자라 있어 매표소에서 출입문까지 멋지게 정원을 가꾸어 놓았다.

박물관은 주로 석조로 된 불교와 힌두교 조각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석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른편으로 돌아보면 그 석물의 받침대 조각 돌들을 맞춰 놓았다. 생긴 모양새가 우리의 맷돌 같아 자세히 읽어 보니 그 용도가 아니다. 여성성을 상징하는 성물(영문은 Yoni로 표기되어 있음)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나중에 안쪽으로 들어가니 비슷한 석물들이 크기는 작지만 비슷한 것이 여러 개 전시해 되어있다. 옆에서는 베트남 여학생 두 명이 힙한 차림새로 연신 포즈를 잡으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가 사진 명소인가 싶다.

다음 방으로 들어가자 깨지고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의 보기에도 오래돼 보이는 조각상들이 많다. 불상도 많지만 힌두교를 나타내는 코끼리 조각이랑 시바(Siva) 상들도 보인다.

대부분의 유물이 참파왕국 때의 유물들이라고 하는데 전시관 위치에 따라 분류가 좀 더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이한 조각상들도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항공의 상징인 가루다(새 머리의 인간) 조각상도 몇 점 눈에 보인다.

입불상으로 추정되는 조각의 발만 남아 있지만 마치 전체 조각이 있는 듯하며 전체 모양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전시관을 빠져나와 출구 쪽으로 나오니 박물관을 지키는 아주 큰 나무가 서 있다. 처음에는 한 그루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여러 그루와 덩굴이 뒤 섞여 아주 두껍고 큰 나무 한 그루같이 보였다. 박물관을 지키는 수호수인듯하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도심에 있는 불교사원(寺)이다. 현재 이름으로는 팝럼사(法林寺)라고 한다. 구글 지도를 참조하여 10여분 강 반대편으로 걸어가자 현대식으로 지어진 절이 보였다.

예전에 한국 소주의 상징이었던 금복주와 비슷하게 생긴 금동상이 정겹게 맞이한다. 여래보살상도 하늘과 맞닿을 듯 멋지게 서있다.

대웅전 안의 대불상을 둘러보고 시선을 돌리다가 살짝 놀라운 광경이 들어왔다. 낮이라 날씨도 덥긴 했지만 바닥에 많은 사람들이 누워 오수를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절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부처님의 자비가 한 껏 느껴진다. 대웅전을 한 바퀴 둘러보니 대불상 뒤편에도 불당이 있었다. 우리네 절들과는 사뭇 다른 점들이 이색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시장(Cho Con)다.

큰 간판 밑이 주 출입구이지만 출입구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내가 처음 들어간 곳은 옷가지를 파는 곳이었는데,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 양옆에 천장에 다을만큼 다양한 옷들이 즐비하다.

유명브랜드 카피 옷부터 양말만 파는 가게, 속옷만 파는 가게 등 품목도 다양하다. 그 좁은 길 한 가게에서는 네댓 명이 모여 브리지 카드 게임에 여념이 없다. 구경하는 건 괜찮으나 사진은 절대 안 된단다. 좁은 골목을 겨우 빠져나오자 시장의 먹거리 가게들이 나타난다.

배가 고프지 않아 사 먹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 파는 음식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눈으로 먹어 보았다. 가격은 모르지만 여러 음식들이 손님들을 끌고 있었다. 먹거리가 끝나자 푸줏간과 생선 가게들이 나온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파는 모양이 나의 어린 시절 시장에서 본 듯한 광경이다. 큰 고깃덩이를 원하는 만큼 잘라서 팔고 있었다. 생선시장은 아침나절에 판매를 하였는지 대부분의 가게는 철수했고 새우를 파는 가게 두세 곳만 장사를 하고 있었다.

시장건물 밖으로 나오자 길가에 군입거리와 잡화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게 신기했다. 뭐라도 사고 싶어 베트남에서 제일 많이 사는 망고 젤리 두 봉지를 사가지고 시장을 빠져나왔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큰길보다 골목길로 가보기로 했다. 차는 거의 다니지 않고 동네 사람들이 길가 음식점에서 낮술 한 잔 하시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지만 고즈넉하니 동네가 조용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호텔 근처까지 오니 콩카페(Cong Caphe) 앞은 한국 관광객으로 복잡하다. 두 세 가게옆의 카페에서 생강차 한 잔으로 오늘의 투어를 마무리했다.


주소 : 참박물관, Số 02 Đ. 2 Tháng 9, Bình Hiên, Hải Châu, Đà Nẵng 550000 베트남

팝럼사(法林寺), 574 Ông Ích Khiêm, Nam Dương, Hải Châu, Đà Nẵng 550000 베트남

꼰 시장(Cho Con), 290 Hùng Vương, Vĩnh Trung, Hải Châu, Đà Nẵng 550000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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