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코로나에 확진되어 집에서 나가지 못 하는 7일 동안 다행히 몸살증상은 없었지만, 출퇴근시간도 굳고 약속도 잡지 못 하게 되니 시간이 너무 많았다. 꼼짝도 못 하는 김에 구글 애널리틱스를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기로 했다. 주말엔 온종일, 평일엔 저녁시간 4시간씩을 투자해 총 5일이 걸렸다.
구글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위해 제공하는 웹사이트 트래픽 추적 및 분석 서비스이다. 쉽게 말해 우리 어플이나 사이트에 사람들이 얼마나 들어왔고 그 중 누가 얼마나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물건을 구매했는지,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의 어느 페이지에서 떠나가는지, 어느 나라에서 어떤 시간에 어떤 상품/마케팅이 인기가 좋은지, 어떤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봤는지 등등을 추적해서 사이트 관리자에게 상세하게 보고해주는 역할을 한다. 마케팅 담당자는 이 보고서를 보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비효율적인 마케팅을 종료하거나 디자이너/기획자/개발자 등과 함께 이탈률이 높은 페이지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UXUI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다보니 데이터의 필요성을 느껴 이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다. 문제점을 뇌피셜로만 정의내릴 수 없으니, 사용자의 목소리를 정량적으로 듣는 정석이 바로 애널리틱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기획자나 UXUI디자이너가 데이터를 활용할 줄 알고 그걸 기반으로 디자인 한다는 것은 내 디자인에 논리와 타당성이 부여되는 것이고, 내 커리어에 확실한 메리트가 된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 구글이 부여하는 자격증이다. 온라인 상시시험이며 자격증은 시험을 볼 때 사용한 구글 계정 앞으로 부여가 된다.(구글 계정이 여러개라면 여러 번 응시 가능하다.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사설 자격증이고 오픈북 시험이라 시험 중에 구글 검색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취업 시 엄청난 가산점이 되는 효력은 없지만, 아무것도 없이 공부했다고 주장하는 것 보단 뭐라도 알아보고 했다는 인증서 한 장이라도 있는 게 나으니까... 어차피 무료시험이고 시간도 얼마 안 걸리기 때문에 GA공부도 하고, 공부하는 김에 이력서에 한 줄 더 새기는 걸 추천한다.
친절하게도 구글에서 '구글 애널리틱스 아카데미' 라는 강의세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기본 세팅은 '유니버설 애널리틱스(UA)'이지만 23년에 이 서비스가 종료되니 '구글 애널리틱스4'를 학습하라는 알럿이 계속 뜬다. 하지만 현재 실무에서 '유니버설 애널리틱스'가 점유율이 더 높기 때문에 버전4는 나중에 학습해도 될 것 같다. 코스는 초보와 고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한 편에 5분 내지 10분 정도 되는 강의들을 15개 정도 듣고 중간중간 테스트에서 80점 이상 받으면 수료 인증서도 준다. 강의를 듣다가 며칠 안 들어가면 잊지말라고 상냥하게 메일도 보낸다. 참 여러가지 방법으로 지속적인 학습을 유도하는데 성적이 낮은 학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열정적인 학교 선생님같달까...?
아카데미는 저스틴과 크리스타라는 친절한 GA 전문가 선생님들의 강의와 '구글 애널리틱스 프로그램 직접 체험해보기'로 구성되어 있다
아카데미의 강의들과 기출문제만 봐도 자격증은 충분히 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해를 못 하면 암기를 못 하는 학습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자격증이 아니라 실무에서 GA를 활용하는 게 최종목표였기 때문에 인프런에서 입문용 사설 강의를 먼저 들었다. (내돈내산. 광고아님) 실무에 활용해야 해서 제대로 이해를 해야한다거나, GA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아카데미 강의를 봐도 무슨 소린지 도대체 모르겠다 싶으면 사설 강의를 추가로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그리고 사설강의에서 예제와 함께 프로그램을 직접 사용해보는 과정을 거쳤더니 실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움이 많이 됐다.
5일 중 하루하고 반나절은 사설 강의로 공부했고, 나머지 반나절과 평일 저녁 3일 동안은 아카데미로 공부하면서 기출문제를 외웠다. 그리고 5일째 되는 날에 온라인 시험을 봤다.
준비가 되었다면 바로 Skillshop으로 들어가서 '구글 애널리틱스 자격증 취득'을 찾는다. '유니버설 애널리틱스'와 '구글 애널리틱스4' 두 가지가 있으니 본인이 공부한 버전을 선택한다. 선택하고 구글계정을 로그인하면 바로 시험이 시작된다. 1시간 30분의 제한시간 동안 초급과 고급버전을 합쳐 총 70문제가 주어진다. 물론 문제를 더 빨리 풀면 일찍 제출하면 된다.
70점 이상의 점수가 나오면 인증서가 발급된다. 인증서를 확인하면 요란한 폭죽이 터지면서 격하게 축하를 해준다. 발급된 인증서는 지메일로도 다시 한 번 알림이 온다. 발급된 인증서는 1년 동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