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속에 남은 것
사업을 하다 보면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서 수십 번 그려본 시나리오가 현장에서는 한순간에 빗나가기도 하고,
사소한 변수 하나가 전체 판을 흔들어 놓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이 길을 택했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 답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
그 이야기를 담는 방식은 때로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 콘텐츠였고,
때로는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혹은 새로운 형식의 실험들이 되기도 했습니다.
개구니즈 역시 그런 흐름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사실 시작은 아주 소소했습니다.
회사에서 재미 삼아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의 범퍼 영상이나
OAP에 쓰이던 작은 일러스트가 출발점이었죠.
동료들과 웃으며 만든 그림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제 눈에는 단순한 소품 이상의 무언가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원래 아트토이나 캐릭터 같은 분야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우리 회사도 한 번 캐릭터 사업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ㅡ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캐릭터 사업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던 시절이었지만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텐바이텐이나 1300K 같은 디자인 커머스 플랫폼에
오리지널 굿즈를 선보이며 외형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입점 제의도 받기도 했지요.
세상에는 늘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들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갔고,
때로는 본질보다 트렌드에 더 몰두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깨닫게 된 건 분명했습니다.
캐릭터 사업의 본질은 다른 데 있지 않다는 사실ㅡ
돌아보면 아쉬움도 남아 있었지만,
그만큼 얻은 배움도 분명했습니다.
캐릭터 사업의 본질은 트렌드나 기술이 아니라,
결국 사람들이 오래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데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사업을 하며 겪은 우여곡절 속에서 느낀
작은 깨달음들을 기록해 두고 싶습니다.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이 흔적들이 우리가 지나온 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아마 누군가에게는 별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소중한 과정의 조각이 될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이렇게 작은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아 두려 합니다.
언젠가 이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