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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이 Jul 27. 2023

다이어트 부작용, 키토래쉬(색소성 양진) 총 정리

발현 증상부터 색소침착까지...

나는 본격적인 다이어트 기간이 아닌 평상시에도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클린식과 일반식을 병행하는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급하게 짠 단기간의 스케줄과 체중 감량 식단에 쉽게 몸이 적응하고 따라와 주었던 것도 생활 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에 따른 방심 탓이었을까, 다이어트 일주일째 나는 양치를 하며 거울을 보다 목선 아래쪽에 뭔지 모를 붉은 발진이 생긴 걸 발견했고 '땀띠이겠거니, 아니면 알레르기 올라왔나?' 하는 막연한 생각에 이 친구를 방치했다. 그래, 이 친구는 '키토래쉬'라고 불리는 어마무시한 아이였던 것이다.


키토제닉, 키토 다이어트, 키토식단등 저탄고지(최소한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며 건강한 지방의 섭취율을 높이는 다이어트의 종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피부질환의 저승사자, 키토래쉬는 천천히 붉은 습진 혹은 알레르기의 모습을 띄며 발현했다가 양 쪽 대칭을 이루며 순식간에 퍼져 엄청난 가려움증과 색소침착을 남기고 간다. 내가 겪어본 결과 금방 지나간 키토래쉬도 일단 발현한 곳엔 갈색으로 색소 침착이 되더라.


키토래쉬는 빠른 속도로 번진다. 발생 3일째


이 친구가 나타나는 이유는 부족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밸런스 깨짐'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가장 유력한 원인일 뿐,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내가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고 단백질, 지방만 먹은 건 아니기에 나 같은 경우 전체적으로 줄어든 섭취량과 그에 비해 땀이 흠뻑 젖을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매일 진행하며 몸에 무리를 준 탓인 듯하다.


어찌 되었건, 난 이 친구를 일주일 만에 떠나보냈다. 키토래쉬, 색소성 양진, 다이어트 부작용등 다양한 키워드를 포털에 검색하고 본 글이 대략 200건은 될 듯하다. 모든 증상과 예방법을 다 읽고 내가 선택한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Q. 키토래쉬가 발생하는 이유?

신체에서 에너지를 사용할 때 가장 먼저 쓰이는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이다. 그런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세포 내에 있던 독소가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이 독소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장기는 '간'인데 이 친구가 지방을 '케톤'으로 분해하느라 바빠, 제 기능을 못해 배출된 노폐물과 땀에 있는 독소(아세톤)는 다시 우리 몸에 누적된다. 이때, 키토래쉬, 키토플루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Q. 키토래쉬 발현 직전, 키토플루 증상은?

키토래쉬가 피부에 나타나기 전, 잘 생각해 보면 나에게도 몸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가 몇 번 왔었다. 운 좋게 래쉬가 생기기 전에 이 글을 봤다면 미리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1.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이 아닌 뻐근한 통증과 계속되는 피곤함

2. 더부룩하고 답답한 듯한 복부 느낌, 소화 장애

3. 몸살이나 감기에 걸렸을 때와 같은 잔 두통과 멍함, 입의 텁텁함


다양한 증상들이 있겠지만 내가 겪은 키토래쉬 발현 전, 키토플루의 가장 큰 증상은 이 세 가지였다. 장기간 지속되지 않고 딱 하루 반나절 간 겪은 증상인데 이 후로 컨디션이 괜찮아지나 싶더니 키토래쉬가 생겨버린 것이다. 만약 지금 이 증상을 겪고 있다면 내가 지금 영양제를 잘 챙겨 먹고 있는지, 적절한 수면 시간을 지키고 있는지 밥 반 공기나 빵 반 쪽을 먹으면서 생각해 봐라. 다이어트 중인데 무슨 탄수화물이냐고? 일단 날 믿고 조금이라도 먹어야 래쉬가 출입구에서 뒤돌아갈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밑에 있다.)



Q. 키토래쉬 증상과 통증은?

나 같은 경우엔 참을만한 정도의 가려움이 동반됐다. 키토래쉬 발병 후기를 둘러보면 미칠 듯한 가려움, 옷깃에 스칠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을 호소하는 글이 많더라. 통증 정도는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듯하다.

 

키토래쉬가 주로 퍼지는 부위


키토래쉬(색소성 양진)는 좌우 대칭을 이루며 보통 목, 어깨에서 배 쪽으로 내려가는 증상이 많다. 나 같은 경우엔 목 옆과 쇄골 그리고 가슴 중간까지 내려왔을 때 멈춘 케이스인데 이 또한 퍼지는 속도, 범위가 사람마다 다르고 온도, 식습관,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변할 듯하다.



Q. 키토래쉬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키토래쉬를 치료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증상과 발현 이유는 비슷할지라도 치유되는 방법은 스스로 맞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도한 치유 방법을 설명해 보자면,


1. 운동을 멈춘다.

운동을 하면 지방 연소가 시작되고 그로 인해 위에서 설명한 땀 속 독소들이 재흡수되기 시작한다. 고로, 땀을 흘리지 않는 방법이 새로운 키토래쉬 증식을 막는 방법이다.


2.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키토래쉬를 나으려면 '빵집에 가서 빵 하나만 먹어도 피부과에서 처방받는 약보다 훨씬 잘 듣는다'는 말이 있다. 경험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3. 피부과에 가서 '미노씬' 계열의 약을 처방받는다.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동원해도 키토래쉬가 낫지 않았다는 후기들 중 '미노씬'을 처방받고 키토래쉬가 급격히 줄었다는 얘기가 많았다. 키토래쉬 극복자분들의 가장 확률 높은 치유법이다.



<자, 이제 내가 치유한 치료방법>

나는 키토래쉬가 목에서 어깨라인까지 퍼졌을 때 모든 포털 사이트의 정보글을 정독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말을 다 따라가지 않은 것들이 있다.


● 운동? 진행했다. 포기할 수 없었다. 하루에 가볍게 러닝이라도 하지 않으면 찝찝한 기분을 견딜 수 없었기에 그로 받는 스트레스가 더 심할 것 같았다. 대신 짧고 굵게 운동을 진행했다. 30분 동안 인터벌 사이클을, 20분간 고강도 웨이트를 한 다음 화장실로 뛰어가 바로 땀을 씻어냈다.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마지막 3분은 얼얼할 정도의 차가운 물을 온몸에 적셔 온도를 낮춘 후 에어컨 바람이 가득한 거실로 나가 쉬었다. (이 덕분인지 운동하며 나는 땀 때문에 번짐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곤 절대 단정할 수 없기에 테스트를 한두 번 해보길 바란다. 조금이라도 번진 것 같다면 그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 탄수화물? 늘리지 않았다. 대신 원래 진행하던 탄단지 2:3:5 비율을 2:4:4로 맞추면서 탄수화물은 기존과 동일하게, 지방은 조금 줄여서 섭취했다.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으면 분명 키토래쉬 이 친구의 증식을 도와줄 것 같았기에 아주 조금씩은 섭취했다. 수분과 식이섬유는 정말 많이 먹어주는 게 좋다. 먹는 게 몸에 직결된다는 이야기는 전 글에도 있고 더군다나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보다 건강한 식단구성에 더 신경을 쏟아야 한다. (키토래쉬가 있을 땐 지방도 평소보단 조금 줄이자!)


지방을 조금 더 줄여 차린 저녁 식단


● 미노씬과 각종 항생제.. 난 이 방법은 정말 맞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극복 후기 중 피부과에 가서 키토래쉬라고 설명하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의사를 볼 수 있을 거란 얘기를 듣고 먼저 신뢰가 떨어진 상태였지만 이 징그럽고 자존감을 저하시키는 질병을 당최 두고 볼 수 없었기에 원래 다니던 피부과(미용 쪽) 선생님을 뵈었다. 다이어트 중이며 '미노씬' 약 처방을 받길 원한다고 정확히 말씀드렸고 선생님은 내 말에 응하시면서 햇빛 알레르기일 수 있으니 알레르기약도 함께 처방해 준다고 했다. 미노씬과 항생제 일주일치를 처방받고 한 4일 정도 복용한 것 같다. 약으로 인해 나아지는 모습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운동 후 찬물에 씻고 내가 찾은 연고를 발랐을 때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그리고 난 햇빛을 볼 일이 거의 없다.


● 통풍이 잘 되는 옷과 온도가 중요하다. 집에 있을 땐 가슴라인이 파진 헐렁한 크롭 나시에 속옷은 입지 않았고 최대한 키토래쉬가 어떤 것에 마찰되지 않도록 해주었다. 키토래쉬는 열을 받으면 더 가렵고 빠른 속도로 퍼지는 친구라서 시원한 온도는 몸의 열을 낮춰주어야 하기 때문에 필수다!


● 약국에서 항진균제 연고를 샀다. 피부에 균을 치료하는 역할의 연고인데 약국에 방문했을 땐 내가 찾던 '카네스텐 크림'이 없고 같은 성분으로 국내 제품이 있다 하셔서 그 연고를 꾸준히 발라주었다. 효과는 엄청났다. 붉은 발진이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수포처럼 올라온 아이들은 눌어붙듯이 가라앉았다. 위에서 말한 방법들을 총 동원하며 연고를 발라준지 일주일째 목부터 어깨, 그 사이 증식된 가슴 부근의 키토래쉬까지 모두 전멸되었다. 그 이후 등 중앙에 잠깐 왔다가긴 했지만 연고를 발라주고 하루 만에 없어졌다. (연고는 출근 전 샤워를 하고 난 뒤 1회와 퇴근 후 운동이 끝나고 샤워를 한 뒤 1회를 발랐다.)



절대 하지 않았던 것술, 가려울 때 긁기, 보습크림 바르기(보습 or 수분크림을 바르면 수분이 증발될 때 피부가 빠르게 건조해지는데 그때 가려움이 더해질 수도 있다.)였다. 챙겨주면 좋은 것들은 수면시간과 간 챙기기다. 편안한 컨디션으로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가져야 다음 날 아침, 금방 나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간 영양제(실리마린, 강황, 글루타티온등)도 평소보다 1.5배 늘려 챙겨 먹었다.



Q. 키토래쉬 색소침착은?

키토래쉬와 작별한 지 2주일이 되었지만 그 흉터(색소침착)는 아직 남아있다. 물론 초반보단 옅어졌기 때문에 1~2개월 뒤엔 더 옅여질 것으로 보인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거울로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잊고 지내다 보면 없어져 있을 테니! 너무 심한 경우 일단 키토래쉬를 완전히 치료한 뒤, 피부과 색소 레이저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분들이 키토래쉬, 키토플루와 직면했거나 이별시도 중에 찾아오셨을 텐데 절대 좌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없어지지 않는 피부염은 없으니 '무조건 이긴다'라는 마음으로 이 친구와 싸워보자, 우리의 다이어트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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