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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든일은잘될꺼야 Jul 06. 2023

플래시는 애즈라 밀러 탓이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DCEU가 막을 내렸다.









개봉 전 호평과 달리 플래시는 처참하게 넘어졌다. 아예 처음부터 뛰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국내에서는 플래시가 먼저 개봉했지만, 미국에서는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가 먼저 개봉을 했다. 플래시를 보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봤다면 과연 납득이 갔을까? 흥행실패는 예고되어 있었을 뿐이다.



DCEU의 마지막 영화의 몰락에 이제 다들 죄인을 찾기 시작했다.


조잡한 CG, 지루해진 멀티버스, 부실한 마무리에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메인 캐리터 플래시의 애즈라 밀러 탓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배우가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배우가 캐릭터에 녹아들고 혼연의 연기를 보이면 살짝 누그러지며 마음이 열릴 수 있다. 플래시에서 애즈라 밀러는 사생활 논란과는 별개로 확실하게 멀티버스의 성격이 다른 두 배리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특히 두 밀러가 각자 성장해가는 과정에서의 연기변화는 이 배우를 납득하게 만들어준다.



플래시의 시작은 너무 깔끔하게 시작했다. "베이비+샤워"로 시작하는 유쾌함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플래시의 매력에 각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매력이 넘쳐났다.


특히 크립토인의 힘의 격차를 느끼게 하는 연출은 잭스나이더를 보고 느꼈던 감동이 그대로 살아온 듯 했다. 화려한 카메라 워크로 스피드를 보여주고 롱샷으로 힘의 크기를 가늠하게 하는 연출, 고요한 가운데 화면을 분할하며 날라가 쳐밖히는 씬을 통해 절대적 힘의 위치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배트맨은 추억의 향수를 일으키는 키튼과 배트윙의 등장, 벤 애플렉의 카체이싱 액션을 통해 신-구 배트맨의 장비빨을 보여주었고 플래시는 두 플래시의 콤비 플레이의 스피드포스를 통해 짜릿함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버렸다.








그러나 과거의 향수를 맘껏 흩날리고 문을 닫을 떄는 그동안 고생했던 DCEU 영웅들을 이렇게 차갑게 보낼 줄은 몰랐다. 과거의 추억들은 맘껏 갖다쓰면서 현재의 영웅들은 고작 가벼운 한 컷에 담아 버리는 슬픈 작별이 되었다.


원더우먼은 초반 까메오로, 아쿠아맨은 쿠키영상에, 그나마 실루엣 속 헨리카빌 슈퍼맨만이 최소한의 존중인가 의심스럽다. 하지만 너무 충격적인 연출과 처참한 퀄리티에 좋은 의도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사이보그는 이름이라도 언급이 되었나? 



플래시의 호평은 과연 어떤 버젼이었을까? 정말 내가 본 버젼이 호평을 받은 버전일까? 아니면 문을 닫아야 하는 이때, 클래식을 만들어버려 애매해지니 편집을 다시 한걸까? 



잭스나이더가 감독직에서 내려오고, 기대했던 남은 슈퍼맨 2부작을 못 보게 되었을 때, 나의  DCEU를 마무리 지었어야 했나보다. 더욱 더 잭스나이더의 그림자가 그립다. 특유의 우울함과 영상미, 액션연출이 그립고, 자레드의 조커를 보지 못해서 아쉽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DCEU


지금까지 DCEU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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