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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엄마 Dec 22. 2024

오늘도 반짝이네

당신의 하루가 반짝이는 순간들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반짝엄마입니다.



한 해 마무리 잘하고 계신가요?

아마 저마다의 반짝이는 순간이 있었으리라 믿어요.

올해는 저에게 참 특별한 해였어요.

엄마라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정신없이 흘러간 1년을 돌아봅니다.


2024년이 열흘 남짓 남았어요.

요즘처럼 추웠던 올해 1월, 

동료들의 응원과 배웅을 받으며 휴직을 시작했습니다. 

2월 한 달 몸과 마음을 준비해,

3월 반짝이를 품에 안았어요. 

제 인생 이처럼 귀하고 따뜻한 봄은 또 없으리라 생각했어요.

정신없이 보냈던 4월은 정말 혼이 쏙 빠졌었던 것 같아요.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변한 '엄마'로서의 삶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뇨, 어쩜 가장 힘들었던 시기 같아요.

5월부터는 지난 두 달의 기록을 차근차근 정리했어요.

그때부터 다시 힘이 다시 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인스타 계정에 반짝이의 하루를 차곡차곡 정리했습니다. 처음 만난 날, 처음 코딱지를 파 주었던 날, 목욕할 때 좋아하던 모습 등등.. 

그렇게 쌓아가다 보니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기고, 재미가 붙고, 의지가  솟더라고요.


맞아요, 지금 저는 저의 올해를 제가 기억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놓는 중이랍니다.


6월은 100일의 기적을 기다리며, 더 이상 새벽 수유로 잠에 깨지 않아도 되겠거니 버티고 또 버텼고요.

7~8월 뜨거운 여름은, 끝내 무산되어 버렸지만 남편과 첫 결혼기념일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를 버텼습니다.

엄마가 된 6개월 동안 저는 그냥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버티고 또 버티며, 내 젊은 날 하루를 내 아이에게 주었다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몸이 지치니 마음도 지쳤고요. 부끄럽지만 다들 그러려니 하면서 남편과의 싸움도 잦았고요.


9월에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인스타에 육아 사진, 영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저를 보고, 친구가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 소식을 알려줘서 블로그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어요. 꾸역꾸역 일주일에 한두 개라도 포스팅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유식 기록을 시작했어요.

시작하다 보니 이왕 하는 거 애드포스트도 도전해 보자 싶어서 나름 더 박차를 가했답니다.


이렇게 저는 블로그를 쓰는 '반짝엄마'가 되었습니다.

반짝엄마는 이제 저의 '브랜드'가 되었어요.

10월 한 달, 거의 매일 블로그를 썼습니다. 아이가 먹은 것, 아이에게 만들어 줄 이유식, 입힌 것, 같이 간 곳, 아이에게 사준 육아용품 전부 다요. 마침 또 남편은 주 6일 이상 두어달 가까이 거의 쉬지 않고 일이 바쁜 시기여서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를 온전히 맡아 하면서 '반짝엄마'로 살아가는 기록도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잠들기만 하면 저는 사진을 찍고, 영상을 기록하고, 글을 쓰고 또 썼습니다.


그렇게 찐하게 한 달을 보냈더니 11월부터는 블로그로 협찬을 제법 받게 되었어요. 한 달 식비를 무려 50만 원 정도는 절약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세어보니 16곳의 식당과 카페를 외식비 없이 체험했더라고요.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만 기록하던 영상은 유튜브에도 함께 올렸어요. 우리 세 식구 말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소개해도 덜 민망할 수준의 영상 편집 실력도 나름 갖추게 되었어요.


아직 배울 부분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점점 더 시간에 쫓기고 육아의 강도가 심해진다는 것도 짐작하고 있어요.

12월도 이제 거의 다 지났으니 반짝이는 내년 1월, 2월만 엄마 품에 하루 온종일 붙어있다가 3월부터는 어린이집으로 가야 합니다. 예비 워킹맘, 맞벌이부부 가정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그래서 더 제 아이와의 하루, 아이의 한 끼가 제게는 몹시 소중합니다. 

이번 달부터 하루 세끼 이유식을 시작했어요. 어제는 세 번을 모두 즐겁게 먹었는데, 오늘 마지막 끼니는 울고불고 짜증을 내는 통에 하마터면 9개월 작은 나의 천사에게 화를 낼 것만 같아 이를 악물고 참았답니다.


저보다 훨씬 더 꾸준하고 더 잘 갖춰 아이의 이유식 기록을 하는 선배 엄마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들의 결과만 보았을 때는 정말 몰랐어요. 시간이 많거나 재미로 가득한 취미인 줄만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이, 결과 뒤에 있는 그 노력이 얼마나 벅찼을지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이 행복이 그 모든 노고를 재웁니다.

오늘도 '언마어마마어맘마마머마마엄마머마마' 엄마를 부르는 것인지, 맘마를 찾는 것인지 모를 그 부름에 미소가 나오는 저는 그저 반짝이의 하나뿐인 '엄마'입니다.


반짝이 엄마여서 오늘은 진짜 힘들었으니 쉬고 싶다, 내일 오늘 몫까지 조금 더 노력하자 마음먹고 게으름을 피우려다 이렇게 긴 글을 적어봅니다.


가끔은 반짝이는 그냥 시판 이유식을 준들, 아침에 먹은 걸 또 준들 아무 상관이 없을 텐데,

아이를 잘 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의 욕심 탓에 엄마가 만든 이유식을 잘 먹어야만 하는 아이가 돼버린 것이 아닐까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을 남편에게 늘어놔봐야 걱정 말고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답이 돌아올 것 같아 금세 털고 내일은 뭘 먹이나 냉장고에 뭐가 있나 떠올리며 고민을 덮어버립니다.


'오늘도 반짝이네'에는 이런 고민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아기 이런 거 먹여도 되나?' '아기 이런 거 어떻게 먹이지?', '누구 아기 먹인 사람 있나?' 싶을 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게 저와 반짝이의 경험을 적어놓을게요.


'오늘도 반짝이네'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야기를 들여다봐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건강한 식사로 아이의 하루가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저와 반짝이의 이야기를 기록해 보려 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여러분의 하루도 반짝이는 순간들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9개월 반짝이가 9살 꼬마 아가씨로 성장할 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기록해 볼게요.

그 시간 동안 저도 함께 성장할 계획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2024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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