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은 자유다.
물방울 하나에 아픔이 있고, 아픔이 모여서 물이 되고,
그 물이 흘러 비가 내린다.
예당와옥에 비가 내리면
물방울과 물방울이 모여서 공기주머닐 만들고
예당은 주머니에 공기를 넣어
사람 사는 세상에 파도를 몰고 온다.
물고기는 공기주머니를 차고 다닌다.
파도가 주머닐 한 번씩 터뜨릴 때마다
봉수 산자락 밑에서 울먹이던 사연들이
서로 얽히고, 빗금치고, 물이 흐른다.
가슴이 답답하다.
예당에서 실려 온 물비린내가 바람을 타고
공기방울들이 수없이 공기중을 난무한다.
혼란함이
허파 속에 쌓여 있는 응어리들을 마구 토해낸다.
비가 바람에 펄럭인다.
흩어져 있던 방울들이 모아지고
방울들이 터질 때마다
발바닥까지 아픔들로 전해져 오면
비로소
예당와옥의 빗소리는 혼란을 접는다.
물방울이 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