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그 순간의 힘이 모든 한계를 넘어 퍼져가리라.
어렸을 적부터 나는 순간순간 내가 행복했던 시절을 매우 잘 기억하는 아이였다.
학교엔 제대로 된 친구가 없던 나는 학원이 좋았다. 학원에는 나랑 놀아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선생님들도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니까. 친구들과 ABC놀이를 하다가 손등의 실핏줄이 다 터질 때까지 놀아보고, 빨리 놀고 싶어서 동영상 강의를 2배속으로 듣다 혼나기도 하고, 수업 가기 전에 친구들과 논다고 숙제를 하나도 안 하기도 하고, 수업 끝나고 친구들과 놀러 갔다가 잡혀오기도 했다. 그렇게 천방지축인 우리들에게 제일 좋았던 시간은 사부님(원장님 남편분)이 태워주는 하원차량이었다.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집이 있었지만 사부님 차는 언제나 멀리멀리 돌이서 데려다주셨고, 항상 신나는 노래가 빵빵하게 나왔다. 학원을 다닌 건 고작 1-2년 정도지만 그때 학원을 같이 다녔던 우리 4명이 똘똘 뭉쳐 아직도 친하다는 걸 원장님이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그때의 나에겐 학원이 숨구멍이었다고, 그리고 아직도 비상구 같은 친구들이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