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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공장 Nov 01. 2024

백구 설기는 잘 늙어가고 있었다

울 동네 고양이들 지나갈 때마다 담장에 올라서서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설기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나이가 있으니 떠났나 싶어서 그집 분들 만나도 묻지 못했다.


며칠 전 그 집에 심부름을 갔다가 설기를 만났다.

잘 지내고 있었구나.

걷는 게 좀 느려졌지만 14살의 나이를 잘 살아가고 있었다.

다리 관절이 좋지 않아 앞발을 담장에 올라지 못해서 그간 보지 못했던 거구나.


설기는 노랑이랑 종종 대치하곤 했다.

노랑이가 한옥 지붕에 앉아서 설기를 도발했다.

그래봤자 순둥이 설기는 낑낑거리는 게 다였지만.


14살 설기를 보면서 15살에 떠난 노랑이를 떠올린다.

설기 잔뜩 놀리고 집에 와서는 밥 내놓으라 조르던 우리 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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