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아~ 아들아, 라헬의 아들아)

by 강 라헬

사랑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아들, 엄마야.

엄마 아들들 엄마 만나서 많이 힘들었지.

하필이면 내가 엄마라서,

너무 부족한 엄마여서.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어서 많이 서툴렀어

.

하지만, 엄마는 너희를 만나서 힘들지도 외롭지도 않았단다.

늘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웠던 너희들.

너희들이 없었더라면

마천루의 숲속에서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

아빠대신 엄마를 배려해주는 너희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웠지.


너희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너희들의 배려를 당연함으로 받아들인 나 밖에 모르는 내가

어느 날 끔찍해지더라.

정신을 차린 거지.


사랑을 빙자한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너희들의 쉼을 위해

엄마는 한국행을 결정했단다.

너희에게 자유라는 날개를,

내겐 혼자 설 수 있는 시험을 스스로 치르게 하기위해.

아들!

꼭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엄마 아들로 태어나 줘서.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들로 태어나 주겠니?

그때는 엄마가 정말 잘할게

.

모든 순간, 너희 둘은 선물이었고 축복이었단다.

너희를 위한 기도가 이 땅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명임을 확인하며

오늘도 그 분께 무릎을 꿇는다.

머지않아 너희 곁으로 갈께.

새로운 모습의 엄마로.

엄마도 생각지 못했던 시간들을 건너와서 당황하고 있단다.

엄마의 시계가 오년간 멈췄었다고 생각해 주렴.

이제, 멈추었던 엄마시계의 태엽을 감고 너희 곁으로 갈께.


사랑해 아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에덴 파라다이스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