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돈 때문이지 뭐
싱가포르는 좋지만 비싸다. 반대로 말레이시아는 저렴하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이주하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는 정말 이것뿐이었다.
아이는 아직 만 9세였으니 어렸다. 집순이 꿈나무(?)에게 공부보다는 체육, 음악, 미술 등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사실 국제학교는 이런 목적에 적합한 솔루션이다. 수업 주제가 다채롭고, 다양한 방과 후 활동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방과 후 활동과 사교육 시장의 가성비가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생활비도 많이 드는데, 이런 것에 지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 인근에 살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포나 영종도 공항신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공항 접근성도 좋고, 창이 공항은 수속도 빨라서 인근 국가들로 여행 다니기 참 좋았다. 아내와 아이는 그렇게 이곳저곳을 놀러 다니던 중, 쿠알라룸푸르 여행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생각보다 정돈된 환경, 현지인들의 영어 수준, 저렴한 물가 등이었다.
그러다가 아내는 정말 뜬금없이 말레이시아 세인트조셉 국제학교 오픈하우스에 다녀오게 되었다. 당연히 시설도 좋고, 학비도 저렴하다니 혹했다. 이 나라에 오게 되면 월세가 낮고, 차를 구매할 수 있고, 아이에게 다양한 활동을 시키고,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싱가포르 생활 1년 만에 말레이시아로 이사하게 되었다.
기대했던 것들은 모두 맞았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조기유학은 장점이 많다. 저렴하고 편하다. 하지만 다 좋을 수는 없지.
다음 글부터 주제별로 살아본 사람의 경험담을 써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