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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도란의 새벽다락 Jul 18. 2024

<접속> 해줄래요?


옛날 노래, 옛날 영화를 좋아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T.V, 라디오를 좋아해 끼고 살아서였을까.

한때는 가수, 방송인 또는 방송국 PD가 간절한 꿈이었을 정도로 음악, 방송을 사랑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지만.


영화 <접속> 1997, 내가 7  나온 영화이다. 그래서  시절  기억  서울이 그대로 담겨있다. 어릴  보고 느꼈던  시절의 풍경, 분위기가 너무나  담겨있다.  전화기, 자동차, 컴퓨터, 거리의 간판들, 사람들의 옷차림과 화장법, 말투까지도. (나는 기억력이 매우 좋아서 4, 그러니까  2세부터의 기억이 생생하다.)  


각자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남녀가 라디오 신청곡, PC통신을 통해 소통을 하게 되고, 엇갈리고 엇갈리다 결국 마지막엔 만나게 되는 이야기. 전화상담원 수현(전도연)과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PD인 동현(한석규). 핸드폰도, sns도 없던 시절의 이야기라서 더욱 마음이 간다. 게다가 서로 얼굴도 모르고 단지 PC통신을 통해서만 서로의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아픈 사연을 위로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투닥이기도 하면서 가까워지는 것, 그러다 마침내 만나게 된다는 점이 너무 낭만적이었다. 과거 한 연애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의 말을 활용하여 쓰자면, 이 세상에 잘나고 멋진 사람들은 많지만, 서로를 알아봐주는, 서로의 가치와 마음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25년도 더 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연'이라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영화같은, 기적같은 것. 인연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어느 한 쪽의 일방적 마음이 아닌 진정한 인연. 둘의 좋아하는 마음의 색과 온도가 비슷하고, 또 둘이 서로 용기를 내고, 노력을 하고, 타이밍도 맞고, 하여 결국 둘이 이어지는.


그리움의 시절,

기다림의 시절,

1990년대-2000년대 초.

휴대폰이나 sns가 없으니 마음껏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던,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었던.

그래서 그 시절의 노래나 영화가 유난히 애틋한 것일까.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던 무엇이 있었으리라.

어쩌면 그 시절에는 더더욱 장애물이 많고 컸으려나. 그만큼 더더욱 용기가 필요했으려나.

낭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쓸쓸한.


비가 많이 내린다.

잔잔하게 고요하게 맘껏 외로워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들,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워하면서.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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