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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미 Nov 17. 2023

디아스포라, 유대 민족의 영토에 대한 집념의 시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2)


  AD 73년, 연이어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아오유대 민족이 마지막 점령국인 로마의 압제에 맞서 죽음을 불사한 항전을 벌였던 곳은 친로마 정책을 고수하며 유대 왕국을 다스렸던 헤롯왕이 세운 마사다 요새였다.


마사다 요새

 요새의 험난한 지형으로 3년을 버티던 유대 저항군 시시때때로 숨통을 조여 오는 로마의 공세로 패배가 기정 사실화되, 비참한 포로 신세를 피하고자 결국 1000명에 가까운 저항군이 집단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죽음으로 로마에 항거한 이곳, 마사다 요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이스라엘 국방부의 상징이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신병 훈련의  선서식장으사용되고 있다.

 

  죽음까지 불사한 그들의 저항에 분노한 로마가 유대 민족의 성전과 터전을 철저히 파괴하고 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뿔뿔이 흩어버리는 강경책을 펼쳤음에도, 유대 민족은 2000여 년을 국가 없이 세계 곳곳을 떠돌며 온갖 수모와 박해를 견디며 기어이 그들이 쫓겨난 자리에 다시 그들의 국가를 세우고야 만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그들의 국가에 대한 집념과 염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면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그들 역사가 시작된 지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야 한다.




 BC2000년경,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은 메소포타미아의 우르지역에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현 팔레스타인 지역인 가나안으로 이주해 살게 된다.

 하지만 가나안에 심각한 기근이 자 아브라함의 자손 야곱은 식구들을 데리고 이집트 나일강 유역으로 터전을 옮기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은 이집트의 노예로 전락했고 그곳에서 400여 년간 강제노역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그 유명한 선지자, 모세가 나타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며 이집트로부터의 탈출, 즉 출애굽을 감행하게 된다.

'하나님이 선택한 유일한 민족'이라는 선민사상으로 무장한 그들은 하나님이 약속한, 소위 '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그들의 옛 조상 아브라함이 살았던 가나안으로 가기 위해 40여 년간 광야를 헤매며 갖은 고생을 한다.

 

 진정한 한 민족을 이루고 십계명을 포함한 토라를 받으며  천신만고 끝에 그들이 염원하던 가나안에 도착한 그들은 이미 그곳에 살고 있던 이민족들과 싸우며, 두 세기에 걸친 끊임없는 전쟁 끝에 마침내 지금의 이스라엘땅 대부분을 정복한다.

 

 이후 사울, 다윗, 솔로몬 왕을 거치면서 예루살렘에 화려한 성전을 세우는 , 한동안 번성하는 듯 보였던 이스라엘은 솔로몬 왕 사후, 왕위다툼을 둘러싼 내부 분열로 결국 북이스라엘 왕국과 남유다로 나누어지는 신세가 된다.


왕국의 분열

  BC 722, 북이스라엘 왕국은  아시리아에 무너지고 남유다는 BC 586년에 바빌로니아에 점령당한다. 바빌로니아 왕국은 유대 민족을 본국으로 끌고 가 노예로 삼는데(바빌로니아 유수) 이때까지 히브리족으로 불리던 이들은 처음으로 유다 사람들이라는 뜻의 '유대인'으로 불리게 다.


 BC 538년, 바빌로니아 왕국을 정복한 페르시아에 의해 자신들의 조국으돌아온 유대 민족은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뒤이어 등장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끄는 그리스의 식민지로 또다시 전락한다.

 

 BC129년, 유대국가인 하스모니아 왕국이 세워져 잠시 솔로몬 시대에 버금가는 번영을 누리기도 지만 BC 63년, 이스라엘 땅은 결국 로마제국의 한 주로 편입되는 처지에 이른다.




 유대왕으로 로마가 임명한 헤롯왕이 죽자 유대민족을 직접 다스리게 된 로마는 그들의 종교와 관습을 인정하지 않는 강압적인 통치를 하게 되고, 이에 유대민족이 여러 차례 반항하게 되면서 급기야 유대 저항군이 전원 자살함으로써 그들의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앞서 언급한 마사다 요새의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끝까지 결사항전한 그들에게 분노한 로마는 그들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다시는 그들의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추방하고 만다.


 이때부터 이스라엘 민족들은 지구상 어디에도  붙일  한 조각 없이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 지내는 그들의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가 시작된다.


 그때는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그들의 디아스포라 2000여 년 이상 지속될 줄은...


 그리고 아무도 상상하못했을 것이다.

2000여 년 후 그들의 옛 땅, 가나안에 그들의 조국,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세워질 줄은...


 지금 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숱한 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소원을 마침내 이루어낸 한 민족의 아름다운  기적의 현장인지, 아니면, 평화로운 일상을 살던 또 다른 이들에겐 난데없는 날벼락인지, 가치중립과 무관심조차 헷갈리는 이 시대에, 참으로 인류에게 풀기 어려운 난제 중 하나로 다가올 줄은 그 누구도, 심지어 그들 조차도 감히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음편>
'시오니즘, 그들의 염원을 응집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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