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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시안 Sep 04. 2024

일본 인터넷방송의 빛과 어둠

ep128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방송이라 함은 특정한 사람들이 방송국에서 전파를 이용하여 행해지는 행위를 일컫었다.


그러나 인터넷기술과 다용성의 발달로 인해 어느새 방송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는 시대를 맞이했고 ‘일인 방송’의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은 복잡한 방송시스템을 극단적으로 간단하게 해 주었고,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소에 상관없이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대표적으로는 유튜브가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아프리카TV’가 대표적으로 언급될 수 있을 것이고 BJ라는 말을 쓰며 특정 회사에서 월급을 지불하는 방식이 아닌 시청자가 대가를 지불하는 별풍선이라는 시스템은 현재 인터넷방송의 상당 수의 표준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원래 니코니코생방송(ニコニコ生放送)이라는 오래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있으나 시스템의 불안정과 시청을 위한 불편함으로 주류로 남지 못했다.

이후 아프리카TV와 비슷한 혁신적인 플랫폼이 등장했는데 바로 SHOWROOM이다.

필자도 초기에 재빨리 이 방송을 시작했고 실로 SHOWROOM의 역사를 같이했다.


방송의 취지도 매우 공감을 했는데, 거리 공연이나 홍보가 점점 어려워진 일본 사정에 맞추어 온라인에서 예능인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보는 이들이 기부금을 낸다는 개념의 당시 일본에서는 혁신적인 시스템이었다.

초기에는 마술, 연기, 노래 등 다양한 퍼포머들이 존재를 했고 SHOWROOM에서는 이를 엔자(演者)라고 명칭을 붙였다.

2020년대부터 라이버(Liver/ライバー)라는 말이 표준이 되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이도 오래가지 못했다.

사람들이 인터넷방송에서 뛰어난 예술을 보는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기본급이 존재하지 않고 시청자들로부터 수익이 나오지 않자 점점 떠나는 이들이 늘었고, 결국 시청자들이 다시 늘기 시작한 것은 AKB그룹의 ‘귀여움’과 ‘친근함’을 앞세운 만날 수 있는 여자 아이돌이 나오면서부터다.

유감스럽게도 이 방향은 2020년대 일본 인터넷 일인방송의 표준이 되었으며, 이 방향에서 벗어나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ep89에서도 언급했으나 결국 7년 넘게 진행한 플랫폼을 바꾸는 이유 중 하나가 되며 필자와 같이 가창이나 이야기로 진행하는 연예인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일본의 경우, 캬바쿠라와 호스트클럽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대중문화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No.1’ 문화다.


갹 캬바쿠라와 호스트클럽에서는 매월 매출 순위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데 소위 말하는 ‘최애’가 1위를 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일본의 기저에 깔린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적절히 이용하여 AKB그룹은 성공을 거뒀고, 일본 내의 거의 모든 인터넷방송도 이 시스템을 도입해서 여러 가지 순위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응원을 하기를 유도한다.


필자가 2024년 현재 공식채널도 진행 중인 17LIVE ‘ucan_voice’ 도 같은 방식을 도입했는데 방송사가 개최한 여러 이벤트에서 순위에 들기 위해서는 라이버와 팬들이 동시에 응원하지 않으면 오를 수가 없는 구조가 되었고 일부 라이버들은 라이버들 간에 ‘품앗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서로 응원하는 특이한 구조로 순위에 오르기 위해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필자는 우선 품앗이는 하지 않는다. 웃음

일본에 와서 니코니코생방송부터 SHOWROOM을 거쳐 17LIVE까지 일본에서는 인터넷방송의 베테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상 팬이 쉽게 늘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며 공연에서 만나는 팬분들은 인터넷방송에서 오신 분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인터넷방송에서 인연이 종료된다.

결국 인터넷 일인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친근함과 자신과의 연관성일 뿐 뛰어난 재능을 보고 감동하거나 공감하는 것이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본 무료인 온라인 캬바쿠라, 호스트클럽이라고 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인간은 모두 외롭다.

따라서 항상 자신이 있을 장소를 찾고 인연을 추구한다.


이 점이 최근에 인터넷방송이라는 곳에서 확연히 나타남을 실감하고 필자와 같이 구시대적인(?) 예능인들은 곤란함을 느끼고 있다.

필자가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항상 모색하고 있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https://youtube.com/@CAnVoiceTV

https://youtube.com/@CAnSub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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