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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VILLAGE May 31. 2022

지구를 위한 매일의 1cm



 지구를 위한 1cm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 순간들이 많아졌다. 날로 복잡해지는 날씨와 기후 현상, 극심한 일교차나 봄에 눈이 내리는 이상기후들은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모두가 감각으로 느끼는 ‘현재’다. 자연은 분명 자정능력이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법칙에 따라 사계절이 뚜렷하게 존재하던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사계절의 구분이 불명확해졌다고 느낀다. 위기감이 번쩍 든다. 매일마다.


 '올해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작년에는 더워서 정말 죽을뻔했어'

 '겨울에는 이상하게 안 춥더라. 그런데 추운 날은 죽을 만큼 추워'


 이제 계절의 시작과 끝이 다가올 때면 계절에 대한 기대감이나 설렘보다는 ‘이상기후의 정도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공포감이 먼저 엄습한다. 그럴 때면 교과서나 신문 또는 잡지에서 숱하게 들려오는 ‘지구온난화’ 또는 ‘기후위기’에 대한 개념의 ‘추상성’이 완전하고도 명확한 ‘실체’로 느껴지는 것이다. 더 이상 예전처럼 “나 하나 바뀐다고 뭐하겠어”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기가 싫어졌다. 죄책감이 고개를 불쑥 들었다.


 이 드넓은 지구상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모여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만약 미비하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결국 전체는 수많은 개인들의 총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개개인 한 명이 모여 백 명, 천 명이 되고, 줄줄이 이어 전체가 된다면 그 변화는 기하급수적인 그래프 곡선을 띨 것이다. 마치 아이폰이 등장한 이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인간상들이 다 그것을 소유하게 된 믿을 수 없는 변화처럼. 수많은 개인의 변화는 곧 전체의 변화를 가져올 충분한 가능성을 불러온다.


 그래서 생각했다. 지구를 위해서 매일마다 한 걸음씩만 전진한다고 생각해야겠다고. 거창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꾸준히, 매일마다 한 걸음씩 실천해나가고 이러한 실천들을 일꾼개미처럼 꾸준히 ‘나눈다면’, 어느새 전체의 변화도 바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편에서는 지구를 위한 매일의 1cm 전진을 실천하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쉽게 말해 친환경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한 꿀팁들이다, 아래의 것들은 모두 내가 ‘현재’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며, 따라서 과장이나 허영이 없는 솔직한 경험담임을 밝힌다.



 욕실 다이어트 라이프 실천하기


 플라스틱 없는 욕실을 만든다. 그리고 꼭 필요한 성분만 담은 세정 도구만을 남겨둔다. 이것이 욕실 다이어트 라이프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샴푸부터 바디워시, 세안까지 모두 한번에 끝낼 수 있는 ‘올인원 샴푸바’를 사용하고 있다. 시중에 파는 화장품과 달리 꼭 필요한 성분 20여 가지만 담아 두피와 피부 어디에 닿아도 안심이다. 저자극도 아닌 무자극이고, 성분 조합도 거의 자연유래 성분이라 지구의 해양생태계와 인체 피부 시스템을 상하게 할 일도 없다. 더군다나 플라스틱이 아닌 ‘비누’ 형태의 세안도구이기에 제로플라스틱 캠페인에 저절로 참여할 수 있다.


 욕실 다이어트 라이프가 왜 중요한지 갸우뚱한 독자들을 위해 한 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싶다. 인류의 진보를 이끈 가장 결정적인 발명품 중 하나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바로 ’비누’다. 현대사회에서는 샴푸나 트리트먼트 또는 바디워시가 되겠다. 역사적으로 인간을 끊임없는 역병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기제는 바로 ‘청결’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세정제다. 그래서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사람들이 옷을 입고 장신구를 차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례로 샴푸와 바디워시, 세안제는 다양한 형태와 모습을 거듭하며 꾸준히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잊고 있던 혹은 알지 못한 사실이 있다. 바로 이러한 청결을 위한 도구들이 지구와 인체를 해롭게 하는 주원인이라는 것.



 시중에 파는 샴푸의 전성분을 꼭 한 번쯤은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지금 당장 이 글을 읽는 것을 멈추고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집에 있는 ‘샴푸’ 또는 ‘바디워시’ 제품의 뒷면에 있는 전성분 표를 읽어보는 것이다. 아마 99%대다수는 그 성분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신의 신체와 지구에 어떤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에틸렌옥사이드’ 등 온갖 영어로 배열된 성분들은 아무리 읽어도 무슨 외계어인지 모를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 제품 내에 성분이 셀 수 없을 만큼 지나치게 많거나, EWG 등급(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Environmental Working Group이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에 대해 평가한 뒤 매긴 등급)이 4등급 이하로 떨어진다면 유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것은 생분해되지 않는 원료들로 이뤄지기에 수질오염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만약 이렇게 좋지 않은 성분들로 이뤄진 세안제를 매일, 그것도 365일, 아니 죽을 때까지 평생 사용한다면 어떨까? 결과는 바로 앞서 필자가 밝힌 ‘미친 이상기후’ 현상들이 더 심각해져, 결국 지구를 죽음의 늪으로 몰아세우기에 딱 충분하다.


 그래서 욕실 다이어트 라이프를 매일 실천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지구를 위한 1cm의 전진이라 생각했다. 올인원 샴푸바가 꼭 아니어도 좋다. 새로운 세정도구를 살 때는 반드시 자연유래 성분이 주된 성분 조합인지 확인할 것. 그리고 지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성분만 담은 것인지 확인할 것. 가능하나 리필제품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제품을 중독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지양할 것!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만은 깐깐히 고집하기


 매주 월요일이 되면 그동안 모아둔 투명 페트병을 한꺼번에 방출할 시간이다. 다른 플라스틱과 달리 투명 페트병만 따로 모아 고이 접어 버린다.


 그 이유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다. 2020년 12월 25일부터 전국 공동주택에서 시작된, 지구를 위한 ‘특급 제도’를 실천하기 위함이다. 바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다. 즉 생수나 탄산음료 용기 등에 주로 쓰이는 무색투명 페트병을 별도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하는 제도이다. 쉽게 말해 투명 페트병이 아닌 유색(색깔이 있는) 페트병과 섞어서 분리배출을 하면 안 된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하게 된 계기는 '국내 고품질 재활용 원료' 확보를 위함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항상 상기하며 실제로 생수병이나 탄산음료를 마실 때면 이 원칙을 꼭 지키고자 노력한다. 투명 페트병에 있는 라벨만 떼어내는 것은 3초도 안 걸린다. 그 행위만으로도 수거된 ‘투명 페트병’이 새로운 의류, 가방, 기능성 의류, 화장품 용기 소재로 재활용된다는 엄청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투명 페트병을 잘게 자른 뒤 나일론과 같은 폴리머로 가공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올해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이 착용한 공식 단복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던 페트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분리배출 또는 분리수거를 착실하게 한다는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저 종류별로 나눠버리는 것만이 ‘정석’은 아니다. 올바르지 않은 분리배출 방법은 사실상 모든 것을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로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원료나 제품들이 재활용되는 비율은 현저히 적다. 만약 생수병에 붙은 비닐 라벨을 떼지 않을 경우, 재활용률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이 경우에는 붙은 라벨은 재활용 공정을 거쳤다고 해도 100% 제거되지 않기에 재생 원료 순도를 떨어뜨린다. 재생 원료 순도를 유지하는 것은 미래의 지속가능한 자원을 유지 및 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물건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 원료 순도가 높은 것들을 골라 ‘재활용’한다면 경제적, 환경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 3초면 된다. 투명 페트병만큼은 유색 페트병과 반드시 분리해서 버린다. 투명 페트병을 제대로 분리배출하려면 내용물은 완벽하게 모두 비워야한다. 그리고 겉면에 붙은 라벨(또는 비닐 라벨)은 꼭 떼어야 한다. 세척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더 나아가 ‘비우기, ‘헹구기, ‘분리하기’, ‘섞지 않기’ 등 분리배출의 정석만 따르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한다면 사실상 완벽한 시민의식의 실천이다. 쓰레기가 재활용과 재사용조차 될 수 없는 진짜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분리배출로도 새로운 새 생명을 얻도록 도와주는 3초의 실천이 절실하다.


 나와 너, 우리 모두가 지구를 위한 1cm의 전진을 지속하는 그날, 바로 '오늘'이 될 것이다.









Editor & Contents Director : 신 지예

About Writer : sjyannie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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