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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 인사이트 Jun 21. 2024

'투자의 진화' 를 통해 본 벤처투자의 역사

'투자의 진화' 책을 읽고 정리해본 독후감 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0864680


'투자의 진화'는 벤처캐피탈의 탄생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와 진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은 벤처캐피탈이 어떻게 산업을 이끌어 왔는지, 그리고 투자자의 역할과 철학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투자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했으며 벤처투자의 역사책이라고 할 만큼의 열거되는 거대한 스토리들의 흐름을 팔로업 하는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던 지점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며 투자가 이뤄졌고, 기업의 흥망성쇠 흐름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책과 영상에서는 스타트업의 창업자 위주로 진행의 흐름을 보여줘 투자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투자를 결심하고 집행하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으나 이 책은 벤처투자자를 중심으로 기술하여 처음으로 벤처투자가 주체가 되어 기업 역사를 따라가볼 수 있었다. 

초반에는 멱법칙이 벤처투자의 기본 원리라는 설명이 나온다.이전부터 아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면서 느낀 점은 아마 다양한 방식의 투자방법이 나올 것이고 어떤 것도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예측이었다. 예상대로 벤처투자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며 수익을 내기도 하고 잃기도 하였다. 벤처투자자로서 생각해보면 좋을 부분들을 나눠서 정리해보았다.



1. 벤처캐피탈의 역할과 균형점 찾기

초기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며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지만, 점차 창업자의 비전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세콰이어 캐피탈, 클라이너 퍼킨스 등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벤처캐피탈로, 투자자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다. 오픈AI, gitlab 등의 투자로 유명한 코슬라 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는 벤처 투자자들의 사업 관련 조언에 대해 경계하는 말을 한다. 결국 투자자들이 창업자만큼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업 조언은 삼가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는 반골 기질이 강한 '괴짜' 창업자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을 지도하거나 방해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전략을 취했다. 반면에 벤치마크는 단순히 투자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참호' 속으로 들어가 창업자들과 동고동락하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하겠다는 전략을 취했다. 이 모든 사례들은 투자자로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스타트업에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2. 지속적인 혁신과 투자 철학의 진화 

개인적으로 구글과 아마존에도 투자해서 성공했다가 쇠락의 길을 걸은 클라이너 퍼킨스의 사례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지금은 많이들 관심 가지고 있는 기후테크 펀드를 너무 일찍 투자를 진행하여 실패하고 또한 여성 고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때 이른 시도와 서툴렀던 부분이 쇠락의 길로 가게끔 했다. Why now와 적절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엑셀은 '준비된 마인드'라는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과거의 투자 기회를 돌아보며 자신들의 투자 영역과 전략을 다듬어 나갔다. 스카이프에 대한 투자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교훈 삼아, 인터넷 기반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게 된 것이 그 좋은 예다. 이러한 통찰은 이후 페이스북 투자로 이어지며 엑셀의 큰 성공을 견인했다. 

엑셀의 사례는 단순히 운 좋게 몇 번 성공한 것이 아니라, 일관된 투자 철학과 끊임없는 자기 점검을 통해 지속적인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벤처투자자로서 나 역시 핵심 가치와 투자 영역에 대한 나만의 확고한 철학을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과거의 경험과 교훈을 발판 삼아 더 나은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성공의 핵심 요소가 아닐까 싶다.



3. 자본의 힘과 리더십 평가

우버와 위워크 투자는 자본의 힘과 리더십이 가진 양면성을 보여준다. 벤치마크는 우버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회사의 급성장을 이끌었지만, 트래비스 캘러닉 CEO의 독단적 리더십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 이로인해 벤치마크는 엄청난 고초를 겪게 된다. 

동시에 손정의는 야후를 상대로 투자를 받아주지 않으면 경쟁사 ‘라이코스’에 투자하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면서 1억 달러를 투자하여 역사상 가장 큰 수익을 올렸으나 그 이후 위워크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무분별한 투자는 회사 가치를 과대 평가한 실책으로 돌아갔다. 이는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승부수가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건전한 기업 문화와 리더십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벤처투자자로서 우리는 스타트업의 비전과 잠재력을 평가할 때 이러한 요소들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4. 새로운 모델의 등장과 벤처캐피탈의 미래

a16z는 기술 중심의 밸류애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입과 컨설팅이 강한 혁신적인 벤처캐피탈로 주목받았다. 창업자 출신 파트너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은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물론 반드시 창업자 이력을 가진 투자 파트너를 모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한편 와이 컴비네이터는 초기 스타트업에 특화된 액셀러레이터 모델로 큰 성공을 거뒀다. 타이거 글로벌 등이 보여준 헤지펀드/벤처 하이브리드 모델 투자 방식도 벤처캐피탈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또한 미래를 예측하는 인사이트가 좀 부족하더라도 타이거글로벌과 유리밀너와 같이 이미 성공한 모델에 대한 빠른 응용이나 더 넓은 시야를 통한 리서치 만으로도 다른 사람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부분도 주목할만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전통적인 벤처캐피탈의 역할과 방식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의 진화'는 벤처캐피탈의 역사와 혁신의 여정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앞으로 벤처투자시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언급했던 것처럼 새로운 모델의 등장은 벤처캐피탈의 미래가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 벤처투자자로서 나는 이러한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스타트업의 혁신을 이끄는 든든한 동반자로 성장해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벤처캐피탈의 진화는 곧 우리 사회의 발전이자 인류의 진보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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