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20 목공 ② 현관, 베란다
◇ 공사 기간: 0.5일(전체 목공 기간 5일)
◇ 작업 내용:
- 현관 중문 슬라이딩 도어 문틀 매립
- 현관 신발장 도어 날개벽 제작
- 앞, 뒤 베란다 터닝도어 문틀 제작
- 앞 베란다 창고 도어 날개벽 제작
우리 집 중문은 슬라이딩 도어다. 여닫이 문(스윙도어)으로 설치하면 문을 열었을 때 욕실과 서재 쪽 동선에 간섭이 생겨 슬라이딩 도어로 결정했다. 슬라이딩 도어는 여닫이 문과 다르게 레일이라는 하드웨어가 있는데 레일의 설치 방법에 따라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중문이 인테리어 공정 중 가장 마지막에 설치된다는 점이다. 공사 후 도배 마감까지 모두 마친 뒤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면 레일이 외부로 나와있을 수 밖에 없다. 이 레일을 깔끔하게 마감하기 위해서는 천정에 매립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위해 사전 목공 작업이 필수다. 중문 레일 규격은 중문 제작 업체에 요청하면 받을 수 있는데 그 규격을 토대로 목공 작업시 천정에 레일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레일과 벽 간의 간격이다. 나는 업체를 통해 받은 도면을 목수에게 전달해 레일 공간을 미리 만들어두었는데 이후에 중문을 설치하러 왔을 때 벽과 중문 두께가 살짝 겹쳐 여닫을 때 간섭이 생기는 일이 발생했다. 새로 제작한 중문이 열고 닫을 때마다 걸레받이에 걸려 상처가 난 것이다. 하단 걸레받이 두께를 계산하지 않고 천정에 레일 작업을 했던 것이 그 원인이었다.
총 세 번 정도 A/S를 받았지만 바로잡기 힘들어 결국 중문과 만나는 부분의 걸레받이를 모두 뜯어내고, 그것보다 얇은 걸레받이로 교체하고 나서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 슬라이딩 중문 레일을 천정에 매립기전 목수에게 레일 도면과 하단에 걸레받이 두께를 미리 공유하고 여기에 맞게 작업해야 한다. 목공작업 전 중문 제작 업체에게 더블 체크하면 더 좋다.
기존에 있었던 신발장은 수납 공간이 워낙 좁아 신발을 포개어 넣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신발장 뒷편 벽이 서재 붙박이장 벽과 맞닿아 있었고, 이 벽은 철거가 가능한 조적벽이어서 철거 후 신발장 부분을 지금과 같이 펜트리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철거 후 신발장 문을 달기 위해서는 문 경첩이 달릴 수 있는 벽이 있어야 한다. 이 벽을 날개벽이라고 하는데 목공작업 시 제작하면 된다. 날개벽이 너무 많이 나와버리면 펜트리 공간은 넓어지겠지만 반대로 현관이 너무 좁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공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집의 경우에는 내부 공간을 1450 * 960 * 2280(폭*깊이*높이) 정도로 만들었는데 적당하다.
우리 집은 앞 베란다 확장 공사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확장을 하면 넓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한번 걸러주는 베란다가 없어짐으로써 그만큼 추워져 자연히 난방비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확장을 하지 않는 대신 폴딩도어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앞, 뒤 베란다에는 단열 성능이 좋은 터닝도어를 설치했다. 앞 베란다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데, 여름철 에어컨을 틀었을 때 실외기에서 발생되는 뜨거운 열기가 베란다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터닝도어가 톡톡히 해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뒷 베란다에는 보일러실이 있는데 외부와 맞닿아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단열효과를 위해 이 곳에도 터닝도어를 설치했다. 뒷 베란다는 기존의 목문을 철거한 자리에 터닝도어를 바로 설치하면 되지만, 앞 베란다에는 기존에 문이 없던 곳에 터닝도어를 설치하는 작업이라 조금은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하다.
문이라는 것이 계속 여닫는 곳이기 때문에 잘 고정되어 있지 않으면 문이 떨어지거나 삐꺽대는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방문은 콘크리트 벽에 나무로 고정시켜 설치하기 때문에 그럴 걱정은 없지만, 앞 베란다의 경우 설치하는 곳의 한쪽 면이 샷시로 되어 있다는 점이 조금 걱정이 되었다.
우리 집의 경우 터닝도어를 설치하는 위치가 정해져 있었다. 앞 베란다 창호가 천정에서 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전창이었고, 실외기실로 정해 놓은 곳은 반창으로 창호가 허리 위치에서 끊기는 창호였다. 이 전창과 반창의 경계에 터닝도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더 정확한 것은 목수와 현장 미팅을 할 때 의견을 물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집의 경우 내가 설치하려고 했던 곳 앞으로 아파트 우수관이 지나 갔었는데 이걸 그대로 살리면 인테리어를 해쳐서 이걸 목공으로 덮어버리는 작업도 함께 했다. 그 후 문틀을 만들었고 창호와 맞붙는 곳에는 우레탄 폼으로 마무리를 했다.
앞 베란다 양 끝엔 짐을 수납할 수 있는 창고가 있다. 이 공간은 크게 손댈 것 없이 도어만 깔끔하게 설치하면 괜찮을 것 같아 기존 도어를 떼어내고 심플한 푸시 도어로 교체했다. 신발장과 마찬가지로 도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문틀이 필요하다. 문틀에 경첩을 달아 고정하는 역할을 하고, 푸시 도어가 더이상 들어가지 않도록 문틀에서 계단식의 턱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수다.
내 경우엔 목수 분과 현장 미팅을 할 때 창고 도어와 붙박이장 제작을 맡은 한샘 대리점 직원도 현장 실측을 와서 함께 기획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사전 미팅 덕분인지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나왔다. 이렇게 현장에서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작업자간의 요청사항을 잘 전달하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