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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숙한 중년의 글쓰기
내가 종교인에게 자주 실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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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글쓰기
Feb 16. 2024
아버지께서는 종교를 믿지 않으실 뿐 아니라, 종교인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신다. 다른 사람에게 내색을 하지 않으셨지만 집안에서는 대놓고 종교를 싫어하셨다. 살면서 종교인을 만나서 어떤 경험을 하셨길래 그러셨을까?
사실 누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다. 누나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과의 갈등이 꽤 있었다. 나는 이런 집안 분위기에서 종교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 특성상, 아버지와 비슷한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오늘은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 jonathanborba, 출처 Unsplash
종교인에게 종종 실망하게 되는 때는...
그가 평소와는 다른 태도, 말과 행동을 보게 될 때이다. 특히, 본인의 이익이 침해되었거나, 본인의 목적 달성을 위해 바뀐다, 처음에는 당황스럽다가, 그 사람에게 실망을 하게 된다.
'결국, 가식이었나?' 싶다. 차라리 애초부터 그런 모습이었으면 그러려니 하겠는 데, 친절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돌변한다.
처음에는 종교인인 줄 몰랐다가,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역시.. 그런가.. 결국 자기 생각만 하는구나.. 자기를 위한 신앙이구나...'라는 편견이 생기게 된다.
나도 이런 경험이 늘어나니, 종교인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다. 아버지는 수십 년간 장사를 하셨다. 나보다 더 많은 사례를 겪으셨나 보다. 그에 따라
'종교인이 더 하다'라는 신념이 더 굳어진 모양이다. 안타깝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맞아, 결국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다. 서로 함께 잘 살기 위해
사회 규범을 지키고, 예의를 차려야 하는 데, 실상 우리는 자신의 이익 앞에서 자신만이 보인다. 우리는 이런 인간 본성을 잘 알고 있다.
나도 부끄러운 일이 참 많았다. 그래도 종교인들이 나보다 더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더 노력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만나는 종교인 중에는 존경이 아니라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다.
"역시 종교인이었구나"가 칭찬이 아니라, 실망의 탄식이거나 비꼬는 말로 튀어나올 뻔한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은 성불, 성인, 도인이라 할만하다.
한편으론 내가 종교인에 대해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거 같다. 모두 똑같이 인간인데. '나에게는 관대하면서 남에게 엄격한 거 아냐?'
나는 비종교인이라, 기도나 참선을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
다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고백하고 또 나를 다그쳐야 한다. 매일 매 순간 부끄럽게 살지 말자.
© patrickian4, 출처 Unsplash
© jareddrice,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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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글쓰기 중요성과 효과를 알게 되었다. 마음도 챙기고 중년의 경쟁력과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 글쓰기를 통해서 인생재건축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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