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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Nov 28. 2023

금의 나라 물의 나라

그들의 작은 거짓말이 스크린을 넘어 관객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이 영화가 부천국제애니메이션에서 처음 공개 된다는 소식을 접한 후 얼른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렸었다.

내가 이 영화를 특히나 기대했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는데 첫 번째는 예쁜 얼굴로 애니 실사화에 많이 출연하던 하마베 미나미가 성우로 새로운 변신을 한다는 점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원작 책의 평이 좋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알하미트와 바이카리라는 나라가 오랜 시간 동안 대립하며 지내온 것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이를 완화시키고자 알하미트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보내고 바이카리에서는 가장 총명한 남자를 보내 서로 결혼시키기로 협의했으나 그들에게 도착한 것은 강아지와 고양이였으며 양국의 왕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일어날 상황이 걱정된 사라와 나얀바야르는 힘을 합쳐 평화를 되찾고자 한다.


이들이  처음 시작한 행동은 단순한 신부와 신랑의 대역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져가는 스케일이 우선 눈을 사로잡았다. 나라가 감추고 있던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접근하며 나란바야르와 사라공주의 만남이 더 운명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매 순간 슬기롭고 착한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그들을 보며 영화가 진행될수록 내 마음 또한 따뜻해져 갔다.


사라공주와 나란바야르가 미남 미녀가 아니라는 점도 신선했다.

사실 얼마 전 좀 나온 지 오래된 "우행록"이라는 영화를 보며 저때는 얼굴이 다 다르고 개성이 있었네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요즘은 사실 티비를 보면 다들 비슷비슷해서 그 사람을 인식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이런 사라공주와 나란바야르의 설정이 미의 기준을 획일화시켜 똑같은 얼굴을 만들어내는 현시대를 비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외모보다 더 중요한 그들의 지혜, 착한 마음씨를 잘 표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가까워지는 사라공주와 나란바야르의 모습을 보는 것과 중간중간 씬스틸러 역할을 하며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는 라일랄라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다시 꺼내본 듯한 느낌이 들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늘 언니들 뒤에 있던 사라공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감을 갖게 되는 모습, 능청스러운 나란바야르 그리고 그와 똑 닮은 가족들의 따뜻한 모습과 겉모습은 냉정하나 속은 단단하게 보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던 사라공주의 가족들 모습들 전부가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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